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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검신(劍神) - 10부
16-01-23 20:20 1,434회 0건
바람의 검신(劍神)



10부


용맹(勇猛)한 차예린


강지원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狀況)이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자기가 믿고 충성(忠誠)하고 있는 세조 임금을 산적들이나 심지어 자기가 연모(戀慕)하는 유연실 마저도
아주 멸시(蔑視)를 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세조 임금을 향해 온갖 안 좋은 소리를 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바로 자기 앞에서
이런 안 좋은 말들이 오고가는 것을 들으니 정말 충격(衝擊)이었다.

그런데 그것 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차예린이 혼자서 겁도 없이 그 무지막지한 산적 놈과 너무나 잘 싸운다는
사실이었다.

벌써 우람한 체격의 산적 놈이 비실비실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차예린이 재빠르게 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날카롭게 공격해 들어가니 산적 놈은 감당을 못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안간힘을 쓰면서 큰 창을 휘두르며
차예린의 창을 겨우 막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누가 보아도 승패(勝敗)는 이미 나 있었다. 우람한 체격의 산적 놈은 아예 차예린의 상대(相對)가 되지를
못했다.

바람개비처럼 가볍게 창을 휘두르던 차예린이 번개처럼 우람한 체격의 산적 놈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르니
비명소리와 함께 산적 놈이 쓰러졌다.

“두목! 저년이 방용석이를 쓰러뜨렸습니다!”

산적 두목 옆에 붙어있던 김을동이가 깜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산적두목 김태호도 깜짝 놀랐다. 세상에 힘깨나 쓴다는 방용석이를 너무나 쉽게 쓰러뜨리는 차예린을 보고
내심(內心) 놀라고 있었다.

“이것들이 감히 어디에 쳐들어와서 지랄이야? 야! 이 새끼들아! 그냥 한꺼번에 다 덤벼들어! 한 놈씩 나오지 말고”

차예린이 산적들을 보고 큰소리를 지르니 산적 두목 김태호는 엄청나게 자존심(自尊心)이 상하는 지라 화가
머리꼭대기 까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조금 전 방용석이를 차예린이 순식간에 창으로 작살을 내는 것을 본 지라 섣불리 달려들기도 망설여졌다.

그러나 아무리 차예린이 용맹하기로서니 여자라는 약점(弱點)이 있는지라 혼자서는 그렇지만 여럿이 달려들면
꼼짝을 못하리라 생각을 했다.

“김을동! 너 한덕수와 신동준 정호용을 데리고 나가서 저년을 없애고 들어와!”

김태호의 말에 김을동은 내심 내키지 않았지만 두목의 말이라 거역(拒逆)을 못하고 마지못해 한덕수 신동준
정호용을 데리고 차예린과 싸우러 나갔다.

차예린이 창으로 날카롭게 네 명을 공격하며 펄펄 공중을 날라서 다녔다.

“선녀님! 예린이 언니가 혼자서 네 명과 싸우는데 누가 나가서 도우라고 할까요?”

채정안이 염려가 되는지 유연실을 보고 물었다.

“그냥 놓아두어라! 혼자서 다 해치울 것이니 염려할 것이 없다”

유연실은 태연하게 싸움판을 지켜보며 말했다.

옆에서 싸움판을 지켜보는 강지원은 가슴이 조마조마하게 차예린이 혹시 다칠 까봐 염려가 되는데도 유연실은
그대로 놓아두라고 하니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러나 강지원이 걱정을 할 일은 전혀 아니라는 것이 현실적(現實的)으로 나타났다.

차예린이 성난 호랑이처럼 좌충우돌(左衝右突)하며 너무나 용맹스럽게 잘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김을동이 한덕수 신동준 정호용과 함께 차예린을 둘러싸고 안간힘을 다해 공격을 해 보았지만 마치 철옹성 같이
꿈적도 않고 화려한 창술(槍術)로 차예린이 네 명을 위협(威脅)하고 있었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김을동 한덕수 신동준 정호용은 지치기 시작했다.

차예린이 보라색 옷자락을 휘날리며 허공을 나르는가 싶더니 그대로 창을 바람개비처럼 휘둘러 김을동의 가슴을
냅다 찌르니 그대로 김을동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다시 차예린이 뒤를 돌며 신동준을 공격하니 꼼짝도 못하고 신동준도 가슴에 차예린의 창에 찔러 자빠졌다.

이제 남은 한덕수와 정호용은 머리끝이 일어서며 겁에 질려 뒤로 물러나는 순간 사정도 없이 차예린의 창날이
한덕수와 정호용을 공격하여 둘을 쓰러뜨렸다.

차예린의 창에 찔러 중상을 입은 한덕수와 정호용이 필사적으로 기어서 달아나려는데 차예린의 날카로운 창이
그대로 찔러서 작살을 냈다.

산적두목 김태호는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며 겁에 질려 어쩔 줄을 모르다가 에라 이판사판이다 싶어 모두
한꺼번에 차예린에게 달려들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제 죽기 살기로 모두 다 공격을 해라!”

억지로 소리를 내어 부하들과 함께 우르르 차예린을 공격하니 차예린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혼자서 자기를
겹겹이 둘러싸고 공격하는 산적 놈들을 용감하게 창으로 막아내며 물리치고 있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던 유연실은 박혜진과 손명지를 불러 차예린을 도우라고 말했다

그러자 제일 먼저 신바람이 나게 싸움판에 달려 나간 박혜진이 큰 칼을 휘두르며 산적들을 해치우기 시작했다.
손명지도 유연실의 말에 싸움판으로 뛰어들어 산적들을 쓰러뜨리기 시작했다.

떼를 지어 공격을 하던 산적패들은 하나같이 힘을 못 쓰고 차예린 박혜진 손명지에게 힘없이 쓰러지고 있었다.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할 때라고 느낀 유연실은 소영영 박정현 신세경 이연희 서문영을 투입시켰다.

한바탕 어지럽게 싸움판이 벌어지는 가 싶더니 이내 끝이 났다.

산적두목 김태호는 중상을 입고 달아나려다가 신세경의 칼에 찔려 비참하게 최후를 마쳤다.

산속에 틀림이 없이 산적(山賊)들의 산채(山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는 모두들 산속을 살피다가
박혜진이 먼저 발견하여 모두에게 알렸다.

산채를 지키고 있던 산적들 몇 놈이 겁도 없이 박혜진에게 달려들었다가 모두들 바람같이 휘두르는 큰칼에
작살이 났다.

“이것들이 겁도 없이 덤벼들어?”

산적들 몇 놈을 순식간에 때려잡은 박혜진이 의기양양(意氣揚揚)하게 나서며 말했다.

“오늘은 예린이 언니와 혜진이 언니의 빛나는 솜씨로 산적들을 다 때려잡았네요!”

박정현이 모두들 들으라는 듯이 말했다.

옆에서 쭉 지켜 본 강지원은 그저 그녀들의 놀라운 무공에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감탄(感歎)만 하고 있었다.

유연실 일행이 산채로 들어가 그곳에 사로잡혀 있던 부녀자(婦女子)들을 모두 구해내고 산채에 있던
생필품(生必品)과 가축(家畜)들을 모두 밖으로 끌어냈다.

모든 일이 끝나자 산채에 차예린과 박혜진이 불을 질렀다.


영주산을 무사히 넘어 산촌(山村) 마을로 들어가니 온 마을 사람들이 몰려나와 유연실 일행들을 구경했다.

유연실 일행은 마을 사람들과 불필요한 마찰(摩擦)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마을 앞 개울가에 있는 넓은 자갈밭에
천막을 쳤다.

하인들이 마을 입구에 있는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길어서 나르고 하녀들은 자갈밭에 솥을 걸고 저녁 준비를
하였다.

이러는 동안 유연실과 강지원은 둘이 나란히 걸어서 앞서가고 그 뒤로 채정안과 김서라가 호위를 하며 뒤따랐다.

산촌의 저녁 무렵 선선한 날씨에 마을 정자나무 밑에 동네 사람들이 모여 놀고 있다가 유연실과 강지원이
채정안 김서라와 함께 마을 골목길로 들어서자 모두들 호기심으로 뒤따라 왔다.

“혹시 이 마을에 혼자 사는 과부댁이 있을 것인데 집이 어디 있는지 알아 봐”

뒤를 따르는 채정안을 보고 유연실이 말했다.

채정안은 자기들의 뒤를 따르고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 혼자 살고 있는 과부댁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청주댁이라고 저기 대나무 숲이 있는 옆에 집이 보이지요 저 집인데”

채정안의 물음에 동네 여자들 중에서 나이가 들어 보이는 아낙네가 대답했다.

가르쳐 주는 대로 유연실과 강지원이 찾아가니 채정안과 김서라는 영문을 모른 채 뒤 따라 갔다.

“마을 앞 개울가에 거처(居處)를 만드는 동안 신세경이 사찰(伺察)을 하고 돌아와 보고(報告)하기를 동네
과부 집에 외동 딸아이가 하나 있는데 갑자기 시름시름 아프다고 하니 내가 한번 찾아가서 그 아이의
병을 고쳐 줄까 합니다.”

옆에 함께 동행을 한 강지원에게 유연실이 과부 집을 찾아가는 이유를 설명(說明)하였다.

“선녀님이 그 아이의 병을 고칠 수 있나이까?”

강지원이 염려가 되어서 유연실을 보고 물었다.

“확실한 증세(症勢)를 보지 않고서는 장담(壯談)을 할 수가 없나이다.”

유연실은 차분은 음성으로 강지원의 물음에 대답했다.

청주댁이라는 과부가 사는 집에 도착(到着)을 하니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이 나와서 유연실 일행을 맞았다.

마을 사람들도 그 집에 들어와 호기심에 찬 눈으로 둘러서서 보고 있었다.

청주댁이 방문을 열고 나와 마당에 서 있는 유연실을 보고 물었다.

“아가씨는 누구시며 또 곁에 서 있는 도령님은 누구십니까?”

생각지도 않은 남녀(男女)가 자기 집에 찾아와 마당에 서 있으니 궁금하여 물었다.

“우리 선녀님께서 댁에 있는 딸아이가 많이 아프다는 것을 알고 그 병을 고치려 오셨어요! 그리고 우리 선녀님
곁에 계신 분은 어영대장님입니다.”

유연실을 호위하는 채정안이 청주댁을 보고 말했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선녀님! 어서 방으로 들어오세요.”

자기 딸의 병을 고쳐주려고 왔다는 말에 청주댁은 감격(感激)해 하며 유연실 일행을 방안으로 모셔 들였다.

마을 사람들은 유연실과 함께 서 있던 강지원이 어영대장이라는 말에 모두 다 놀랐다.

방안 윗목에 누워있는 딸아이는 병의 상태가 매우 위독해 보였다.

유연실이 딸아이의 몸을 자세하게 살펴보다가 갑자기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유연실의 이런 갑작스런 행동에 강지원도 영문을 모른 채 따라 나왔다.

대나무 숲을 한참 바라보던 유연실은 채정안과 김서라를 불러 마을 앞 냇가에 있는 차예린 박혜진 소영영 박정현
손명지 신세경 이연희 서문영을 데려오라고 말했다.

갑작스런 유연실의 명을 받은 채정안과 김서라는 급하게 달려가 마을 앞에 있는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던
차예린 박혜진 소영영 박정현 손명지 신세경 이연희 서문영을 데리고 왔다.

그리고 하녀들만 그곳에 남겨두고 함께 있던 하인들도 모두 데리고 왔다.

“지금부터 어영대장님은 하인들을 시켜서 저 대나무 숲에 불을 놓으세요! 그리고 불이 민가(民家)나 이 집 가까이
옮겨 붙지 못하도록 조심하시고”

갑작스런 유연실의 말에 강지원은 엄청나게 의아스럽게 생각을 하며 놀랐지만 워낙 지금 유연실에게 마음이 깊이
빠져있는 지라 그녀의 말대로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대나무 숲에 불을 놓으라는 유연실의 말에 그곳에 모여 섰던 마을 사람들은 얼떨떨하면서 멍하게
지켜보고만 있었다.

대나무 숲 주인인 청주댁은 유연실이 대나무 숲에 불을 지르라는 말에 깜짝 놀라며 급하게 달려 나와 유연실에게
애원을 하듯이 말했다.

“선녀님! 그것은 안 됩니다. 저 대나무 숲은 저의 집 재산입니다. 저 대나무 숲에서 나오는 수익(收益)은 저의
가정(家庭)에 많은 보탬이 됩니다.”

“아무리 대나무 숲이 이 집의 재산이고 많은 수익을 가져다준다고 해도 이집의 외동딸의 생명(生命)과는
바꿀 수가 없지요”

“네? 우리 딸의 생명하고 저 대나무 숲하고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그건 지켜보면 알 것이고 서라는 현천검(玄天劍)을 가지고 왔느냐?”

유연실은 이런 청주댁의 행동에 굴하지 않고 자기를 늘 호위하는 김서라를 보고 물었다.

“네! 선녀님!”

“그 검을 이리 가지고 오너라!”

“네! 선녀님!”

유연실의 말에 김서라는 손에 들고 있던 현천검(玄天劍)을 유연실에게 건네주었다.

“차예린과 박혜진은 우리가 하는 일을 막는 사람은 이집 식구는 물론 동네 사람들이라고 해도 가차 없이
물리치도록 해라!”

“네! 선녀님! 누구든지 우리 일을 훼방하면 사정없이 처단(處斷)하겠습니다.”

유연실의 말에 박혜진과 차예린이 칼과 창을 들고 나섰다.

소영영이 청주댁을 데리고 한쪽으로 물러났다. 과부 청주댁은 힘센 소영영에게 꼼짝도 못하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끌려갔다.

“이집 지붕에서 큰 왕지네가 나올 것이니 서문영 이연희 신세경 손명지는 이집에 있는 닭장 문을 모두 다 열어서
닭들이 이집 마당에 모이도록 해라!”

유연실의 말에 서문영 이연희 신세경 손명지가 사랑채 뒤에 있는 닭장으로 달려가 닭장 문을 열고 모든 닭들을
마당으로 몰고 왔다.

“이집 지붕에서 큰 왕지네가 나온다고 그러네!”

“아니? 무슨 왕지네가 이집 지붕에서 나온다고 그래요? 저 선녀님은?”

“그거야 지켜보면 알 것이고 그나저나 괜히 얼쩡거리다가는 저 칼을 든 여자 무사들에게 작살이 날판이니 그냥
지켜보는 수밖에는 별 도리가 없지요”

“더구나 나라에 어영대장님도 함께 계시니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지”

“저 선녀님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분명하나요?”

“그런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청주댁의 외동딸의 병을 고쳐주려고 왔지요”

마당 한쪽에 몰려 서있는 동에 사람들이 저마다 쑤군거리고 있었다.

대나무 숲이 화염(火焰)에 휩싸이고 “타다닥” 큰 소리를 내며 대나무들이 불타고 있었다.

대나무 숲이 완전하게 불바다가 되자 마당에 서 있던 유연실이 몸을 휙 날려서 본채 기와 지붕위로 새처럼
날아올라 갔다.

그 순간 동네 사람들과 청주댁은 너무나 놀랐다.

얼굴도 예쁜 절세미녀가 그 높은 본채 기와지붕위로 혼자서 새처럼 날아서 오르니 어찌 아니 놀랄까?

강지원은 자기의 눈을 의심하며 지붕위로 날아올라간 유연실을 보면서 자기 부모가 해 준 이야기가 틀림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연실이 본채 기와지붕위에서 손에 들고 있던 현천검(玄天劍)을 뽑아 내리치자 기왓장들이 칼바람에 날리며
낙엽이 바람에 흩날리듯이 흩어졌다.

모두들 놀란 눈으로 이 모습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기와지붕위에 난 구멍에서 커다란 왕지네가 기어서 나왔다.

“앗! 정말 왕지네가 나왔다!”

“엄청나게 큰 왕지네다!”

“정말이다! 왕지네가 나왔다!”

“앗! 또 한 마리가 나온다!”

“뒤에 나오는 것은 암놈인 것 같은데”

동네 사람들은 놀라서 마구 소리를 질렀다.

유연실이 칼을 휘두르니 회리바람이 일면서 또 다시 기왓장을 날리니 커다란 왕지네 두 마리가 도망을 치려고
대나무 숲을 향하여 날아갔다.

그러나 대나무 숲은 이미 왕지네가 숨을 곳이 되지를 못하고 이미 불바다가 된 뒤였다.

화가 난 왕지네가 동네 사람들을 공격하려고 집 마당으로 뚝 떨어져 몸을 돌려 다가오자 동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우왕좌왕 하는 사이 기다리고 있던 차예린이 재빠르게 창으로 왕지네를 내리쳤다.

차예린의 날카로운 창날에 왕지네의 몸통이 두 동강이가 났다. 연달아 차예린이 또 한 마리의 왕지네를 향하여
창으로 내리치니 날카로운 창날에 왕지네의 몸이 두 동강이가 났다.

차예린의 창에 두 동강이가 난 왕지네가 꿈틀거리며 발악을 하자 마당에 풀어 놓았던 닭들이 우르르 몰려가
꿈틀거리는 왕지네를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대며 공격을 하였다.

왕지네 두 마리가 닭들의 공격에 결국 죽어서 토막이 났다.

“너희들은 근처에 있는 밭가로 가서 눈에 보이는 대로 뽕잎을 많이 따오도록 해라!”

둘러 서있는 하인들을 보고 유연실이 말했다. 그러자 하인들은 집 근처에 있는 밭가로 가서 뽕잎을 수북이
따 왔다.

유연실은 차예린 박혜진 소영영 손명지 이연희 서문영을 보고 하인들이 따가지고 온 뽕잎들을 절구통에 넣어
곱게 찍어서 가지고 오라고 말했다.

급하게 뽕잎을 찍어서 이연희가 그릇에 담아 방안으로 들고 들어오자 유연실이 곱게 찍은 뽕잎을 청주댁
외동딸의 몸에 골고루 발랐다. 그리고 곱게 가루를 낸 뽕잎을 차로 끊여서 누워있는 청주댁 딸아이에게 마시게
했다.

“이제 다 나았습니다. 한 식경만 (한식경 : 한 차례의 음식을 먹을 만한 시간) 지나면 정신을 차릴 것이니
미리 인삼이 든 죽을 끊여 두었다가 먹이도록 하세요!”

손명지와 이연희가 냇가로 달려가서 천막 안에 있는 봇짐 속에서 인삼을 꺼내오자 그것을 청주댁에게 주면서
인삼 죽을 끊이라고 말했다.

대나무 숲의 불도 거의 다 사라지고 집안의 모든 일도 안정(安定)이 되고 나니 정말 청주댁의 외동딸이 다 나아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말로 아이가 병이 다 나았다!”

“선녀님이 이집 딸아이의 병을 깨끗하게 고쳤네요!”

“그 놈의 왕지네 독이 딸아이의 몸에 병이 나게 했네!”

“아 정말 놀랍네요!”

동네 사람들이 입을 모아 유연실의 놀라운 능력(能力)에 찬사(讚辭)와 감탄(感歎)을 계속 쏟아내고 있었다.

청주댁의 마당에는 마을 사람들이 멍석을 깔아놓고 둘러앉아 음식과 술을 먹으며 잔치 집 같은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청주댁의 요청(要請)으로 유연실 일행은 냇가의 자갈밭에서 청주댁의 넓은 집으로 옮겨와서 숙박(宿泊)을 하게
되었다.

유연실과 열 명의 여자 무사들은 별당에서 잠을 자게 되었고 강지원은 사랑채에 있는 방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나머지 하인과 하녀들은 아직도 온기가 남아있는 대나무 숲가에 천막을 치고 잠자리를 만들어 그곳에서
노숙(露宿)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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