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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少年(미소년) - 6부하
16-01-22 18:03 697회 0건
원판 5부 하 2009년1월 31일
전면수정 6부 하 2010년 5월2일

혁이 눈을 뜬 것은 다음날 새벽 5시쯤이었다.
방 안은 어슴푸레한 여명明이 창문으로 들어와 조금은 밝아져 있었다. 목이 마르던 참에 머리맡의 탁자 위에 우쿄가 자기 전에 갖다 놓은 도기陶器로 된 찻주전자와 찻잔이 담긴 목기 쟁반이 있어서 주전자 안의 가득 담긴 내용물을 따라 마셨더니 미지근하게 식은 일본 엽차葉였다.
주로 커피를 즐겨 마시는 혁과는 달리 우쿄는 학교에서는 꼭 차가 담긴 보온병을 휴대하면서까지 차를 즐겨 마시곤 했다. 아마도 자기가 허약한 체질이라는 걸 의식하다 보니 먹는데도 신경을 쓰는 듯 하는 모양이지만 확실한 건 차의 향기가 구강 안의 텁텁한 기운을 없애는 것
같다는 것이다.
혁으로서는 사실 차라는 것은 좀 쓰고 였募?맛으로만 의식했는데 오늘에야 차가 맛이 있다는 걸 깨달은 느낌이다.
대충 정신이 든 그는 그의 품 안에서 기분 좋게 잠이 들어 있는 미소년의 자태를 확인했다.
평소에 안경眼鏡에 의지해야 하는 우쿄와는 달리 시력이 아주 좋은 혁은 우쿄의 잠이 든 모습을 약간 어두컴컴한 가운데서도 선명히 볼 수 있었다.

그냥 겉보기에 한 초등학교 고학년쯤의 순진하고 귀여운 꼬마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뒤의 숨겨져 있던 모습은 아마 본인조차 전혀 상상도 못한 실로 뇌쇄惱적인 것이었다.
혁은 말 그대로 뒤통수를 유쾌할 정도로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실은 지금까지 자신이 이 소년을 그냥 어린애로만 생각했던 것이 터무니 없는 착각이었고
연장자로서 보호의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것도 은연중에 오만傲慢했던 거 아닌가 하는 반성反省을 하게 되었다.
밤의 일만도 원래 다소 수동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했던 우쿄가 혁의 “진공進攻”을 의외로 능동적으로 “수용受容” 해왔다.
그것도 같은 남자를!!!
혁의 생각으로는 이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왔었다.
<으응~~~~~~~~~~~~ >
잠시뒤에 우쿄는 기지개를 켜며 잠에서 깨고 있었다. 역시 기지개 켜면서 잠에서 깨는 건 여지없는 귀여운 꼬마라는 느낌이다.
<잘잤니?>
잠시 멍한 표정으로 몸을 조금 일으켜 자신을 위에서 바라보는 혁을 바라보는 우쿄의 표정에서 희미하게 편안한 미소가 떠오르고 있었다.
< 必ず幼い頃ママやおパパに抱かれて寢た時の氣持ちみたいだったです。
(꼭 어렸을 때 엄마나 아빠한테 안겨서 잤을 때의 기분 같았어요.) >
그리고 잠시후 우쿄는 자신과 혁이 나체로 끌어안고 잠이 들었음을 깨닫고 당황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아침의 생리적인 반응으로 인해 청년과 소년의 음경은 뻣뻣하게 발기되어 있었다. 우쿄는 새삼 민망해져서 혁에게서 확 떨어졌다.
사태를 파악한 혁은 우쿄의 모습에 짓궂어졌다.
<뭐가 창피하다는 거야, 이제와서!!!>
< うわっ!!!!!!!!, 嫌いです!!!!!!!!!(우왓~~ 싫어요♡) >
혁은 다시 우쿄를 끌어안으며 다시 하체로 손이 갔다. 우쿄는 사타구니를 손으로 감싸며 어쩔줄 몰라했다. 둘은 장난스럽게 끌어안고 제지했다.
부끄러워하면서도 무척 애교스러웠다.
평소의 차분하고 냉정하기까지 하던, 실제나이를 모른다면 애늙은이 같다고 느껴질 우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는 모습이고 그냥 어리광쟁이 꼬마였다. 원래 남자가 여자같이 애교를 떠는 모습 같은 것은 차마 눈뜨고 못 볼 꼬락서니라고 생각했지만 우쿄는 그냥 겉으로 보이는 11살 안팎의 붙임성 있는 어린 남자아이의 것과 같은 응석이라 자연스럽고 어울린다는 기분이어서 받아주기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요 녀석, 너무 귀여운데? )
두 사람의 실랑이는 지극히 희극적이었다.
우쿄는 적당히 수줍어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혁은 서두르지 않고 우쿄를 부드럽게 감싸 안으면서 키스를 했다. 이젠 더 이상 어색하다는 느낌이 없이 여자와의 키스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우쿄는 가벼운 저항을 그치고 혁에게 안겼다.
혁은 우쿄와 구강에서 혀를 마찰하면서 둘의 맨살도 마찰했다. 부드러운 살갗과의 접촉이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우쿄의 가는 몸매는 -당연히 국부와 가슴을 빼고는-여자와 전혀 차이가 없어서, 아니 더 예쁘다는 느낌까지 들어서 흥분시켰다.
혁은 우쿄의 입술을 탐하면서 손으로 우쿄의 부드러운 살결을 애무하다가 잔뜩 발기한 음경을 가볍게 잡고 만지작거렸다. 같은 남자의 음경도 어린 소년의 것은 무척 만지는 감촉이 좋았다.
우쿄는 혁의 키스를 받아주면서 혁의 턱 등에서 약간 까칠한 감촉을 느꼈다.
우쿄의 손이 혁의 턱을 가볍게 애무했다.
< ひげだ! (수염이다.) >
혁의 턱을 어루만지는 우쿄의 표정에서 약간의 부러움이 느껴졌다.
우쿄는 얼굴에서 수염이 날 기미가 안보였다. 다른 부분에서도 털이 날 기미가 전혀 안보여서 미끌거리기만 했다. 확실히 특이한 체질임에 틀림없다.
<수염 같은 건 나봐야 매일 면도를 해야 하고 귀찮기만 할 뿐이야. 그리고 요즘 여자들은 몸에 털이 잔뜩 난 남자들을 싫어하고, 이런 깨끗한 피부가 얼마나 매력적이니? >
우쿄의 얼굴을 쓰다듬어주던 혁은 문득 어렸을 때 아버지가 자신을 안아주며 짓궂게 수염이 삐죽 나온 턱을 볼에 비볐던 것이 연상되었다.
지금이야 한창 적대적이었던 사이가 풀어져 어색한 부자관계지만 한때는 여느 부자父子들처럼 정이 도타웠던 적이 있었던 것이다.
우쿄를 처음 본 영진이 아들이냐며 놀렸던 것이 생각난 혁은 턱을 우쿄의 솜털만 겨우 나서 부드러운 볼에 대고 문질렀다.
<좀 따가워요, 센빠이. >
<싫어? >
<아니, 기분이 좋아요. >
<후훗 >
혁은 더 짓궂게 턱을 우쿄의 볼에 비볐다. 우쿄는 그 감촉이 기분 좋아서 웃음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다 밑의 야릇한 감촉에 동시에 밑을 응시했다.
둘의 음경이 맞대어져 있었다.
우쿄도 혁도 극도로 흥분해 있어서 음경이 팽창할 대로 팽창해 딱딱해져 있었다. 한편으로 딱딱한 충혈기관을 보송보송하고 부드러운 살결이 얇게 감싸고 있는 것이 감촉이 좋았다.
그것을 서로 맞대고 비벼대는 감촉이 상당히 야릇했다. 혁과 우쿄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체를 더더욱 밀착하고 성기를 비볐다. 음경마찰은 처음 겪는 것이어서 둘을 심하게 흥분시켰다. 처음에는 그냥 장난스럽게 서로의 음경을 맞대고 비볐지만 점차 그 감촉에 도취되어 그 정도가 세어져 갔다.우쿄는 혁의 넓은 등을 감싸 안으며 다리를 벌려서 혁에게 밀착했다.
혁은 우쿄의 다소 벌려진 다리 사이로 하체를 밀어 넣고 약간 우쿄를 밑에서 깔듯이 안으면서 허리를 움직여서 음경의 자극을 더했다.
방 안은 둘의 거친 숨결로 농도濃度를 더해갔다.
우쿄는 이제 가벼운 신음소리까지 나오고 있었다.
<아아~~~ センパイ~ 氣持ちが變です!! (센빠이~ 기분이 이상해요!! ) >
<케, 케타로!! >
<い, 行く!!!! (가, 가요!!!)아앗, 아아~~~앙♡>
둘은 하체를 밀착한 체 더더욱 격하게 음경을 마찰했고 이어서 음낭陰囊간에도 마찰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혁은 무릎과 팔꿈치로 자신의 몸을 받쳐서 서로의 음낭이 너무 눌러서 아프지 않게 주의하면서 살 주머니를 비벼대었다.
그 감촉 또한 상당한 쾌감을 느끼게 했다.
이미 -이성간에 한해서지만-성경험이 풍부한 혁으로서는 기본적으로 음경이 여성의 몸에 삽입되었을 때나 쾌감을 느낀다고 생각해왔고 남색男色이라도 남자역이 여자역의 항문에 성기를 삽입한다는 것만 알고 있어서 이건 처음 겪는 쾌락이었다.
하긴 미키가 간혹 스타킹을 신은 매혹적인 발이나 풍만한 유방으로 음경을 애무했을 때도 심한 쾌감을 느꼈었고 삽입이라는 것도 결국 안에서 비벼대는 행위니까 기본적으로 섹스라는 행위는 마찰이 기본감각이었던 것이다. 서로 몸을 맞대고 비비고 체온을 나누면서 정을나누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둘은 섹스를 하고 있었다. 서로 성기를 맞대고 비벼대며 열락에 빠진 것 자체가 그러했다.
이불로 엉덩이만 덮은 채 서로 엉겨 붙어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정상 위의 남녀 같았다.
워낙의 격한 마찰과 그 힘에 눌린 음경은 아파오기까지 했다.
혁은 성적쾌감으로 흥분한 미소년의 사뭇 -어떤 미녀의 모습과 뒤지지 않는-교태嬌態스러운 모습에 열광해 더더욱 우쿄를 격하게 끌어안으며 키스를 했다.
격한 마찰로 둘의 음경은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지고 있었고 곧 이어서 동시에 사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あ, センパイ, 行く, 行くよ!!! >
<케,,,타로!!!!!!!!!!>
사랑하는 여자를 부르듯 우쿄를 나직하지만 격하게 부르면서 혁은 귀두가 우쿄의 음경의 중간을 마찰하면서 비비는 순간에 사정했다.
<으윽!! >
<아~~앗!! >
성기에서 뜨끈하면서 끈적한 감촉을 느낀 우쿄도 이어서 혁의 귀두가 음경을 문지르면서 쳐 올라와 지나는 순간에 사정했다. 사정을 해서 서로의 성기를 미끌거리게 만드는 감촉에 더더욱 격하게 음경을 비벼대면서 흥분했다.
두 남자의 정액은 국부에서 뒤섞이며 묻혀졌다. 사정이 마친 뒤에도 조금씩 비벼대는 속도를 현저顯著히 줄여가면서 마찰을 했고 곧 이어서 이제는 조금 들썩거릴 정도만 문지르면서 다시 키스를 하며 사정의 여운에 잠겼다.
이윽고 혁이 우쿄에게서 약간 비켜나자 우쿄는 티슈를 잔뜩 빼서 혁의 국부를 닦아낸 뒤 티슈를 더 뽑자 혁이 그걸 받아서 자신의 손으로 우쿄의 국부를 닦아줬다.

우쿄가 먼저 잠옷을 챙겨 입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난 것은 6시 10분전 이었다. 수진이 일어나기 아슬아슬한 시각이었다.
<센빠이,좀 더 누워계실 거면 먼저 씻어도 될까요? >
<응.>
우쿄는 혁의 품을 벗어나기 싫다는 듯 일어나서 속옷과 유카타를 입고 방 밖을 나왔고 혁도 잠옷을 챙겨 입고 자신의 정장상의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챙겨서 우쿄의 방문 옆의 문으로 나가서 2층 마당에 선 뒤 담배 한 개비를 물고 불을 붙였다.
다시 생각할수록 충격이었다.
자신이 결국 동성애를 했다는 것도 그걸로 가장 강렬한 쾌감을 느꼈다는 것도 충격이었고 이제 성적性的으로도 자신이 미소년에게 완전히 매혹되었다는 게 더 큰 충격이었다.
실은 하루종일 우쿄와 뒤엉키고 싶을 만큼 중독성을 느끼고 있었다.
단순히 서로 몸을 만지고 끌어안고 부비적 거린 것뿐인데 이렇다면 애널섹스까지 가게 되면 어떨까 아찔할 지경이었다. 이미 우쿄의 나이였을 때보다 일찍 여자를 알고 있었던 혁으로서는 이게 미키와의 처음 관계이래 처음 느끼는 것이었다.실은 혁이 본래 가지고 있던 동성애에 대한 혐오라는 게 단순히 편집증적이고 부당한 편견에 세뇌되어 있었지 않았나 싶은 의심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우쿄는 거기에 별로 영향을 안받았으니 혁을 순수하게 받아들인 것이고………………

하지만 동성애 자체가 죄악은 아니더라도 지금의 소년애는 원조교제와 같이 엄연한 미성년자 성 착취에 불과하다. 설령 혁과 우쿄가 고대 그리스적인 순수한 관계를 만든다 해도 그에 대한 원죄의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혁이 우쿄에게 미안한 것은 이런 이유다.
하지만 죄의식을 가져본 들 이미 둘의 관계는 벌어졌고 이제는 돌이킬 수가 없게 되었다. 더구나 우쿄가 순전히 자기 주관으로 혁을 수용하고 오히려 현실화시켰다는 점이 놀라웠다.
문제는 이게 우쿄의 장래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인가가 혁의 새로운 걱정거리였다. 더구나 우쿄 같은-은근히 누나들에게 인기를 끌기까지 하는-미소년이 같은 남자에게 얽매인다면 그 고지식한 성격에 본인은 당장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그리 바람직한 일만도 아니고 솔직히 객관적으로 너무 불쌍한 일임에 틀림없었다.
혁으로서는 차라리 되도록 우쿄가 자신과의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여자를 좋아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남자에게 가장 큰 즐거움은 역시 여자와의 관계일 것이고 우쿄에게도 그걸 맛보게 해줘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에 우쿄가 정상적으로 여자와 사귀게 된다면 우쿄를 보내줄 수 있는지 혁으로서는 왠지 자신이 없었다. 우쿄와 어제, 오늘 처음으로 성관계를 하기 전부터 이미 우쿄에게 빠져있음을 발견했던 자신이기 때문이다.

우쿄는 샤워기를 찬 물에 맞추고 몸에 끼얹었다.
문득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몸을 유심히 살폈다.
우쿄로서는 혁의 어젯밤의 고백이 충격적이었다. 선배같이 원래 그런 취미가 전혀 없었다는 당당한 남자가 같은 남자인 우쿄를 여자로 느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다른 반 남자애들의 오나펫 투표에서 3위로 랭크된 것보다 더 한 충격이었다. 그것도 -우쿄가 보기에 일본인보다 성에 대한 관념이 지극히 보수적이라서 그런 것과는 전연 무관할 것 같았던 한국인인 - 선배에게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그랬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쿄도 좋아하는 선배의 전혀 다른 면모를 발견했다는 게 신기했다.
그러고 보면 이건 민족이나 인종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 개개인의 취향문제이다.
이미 혁과는 달리 자신이 거기에 거부감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도 혁을 동경해왔기 때문에 혁의 마음을 못 받아줄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아니, 차라리 그렇게 되기를 내심 바랬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물론 걱정이 안 되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우쿄의 뒤를 이어서 간단히 찬물로 샤워를 한 뒤 정장바지와 와이셔츠 차림으로 혁은 잠시 우쿄가 안보여 당황했다.
<어머, 잘 잤어요. 민혁군?>
우쿄를 찾아 1층으로 내려오자 레이스 달린 에이프런 안에 보라색 롱스커트와 하늘색 블라우스 차림으로 아침을 준비하던 우경이 아침햇살같은 미소를 지으며 혁에게 상냥하게 인사를 건넸다.
<아, 네. 배려해 주신대로요. 근데 케이는 어디 있나요?>
<아침마다 뒷마당에 있는 텃밭을 가꿔요. 그리로 가 보세요.>
우경은 리본으로 다소곳이 묶어 앞으로 들여놓은 긴 생머리를 미묘하지만 발랄하게 흔들면서 미소를 지어보였다. 혁은 내심 우경의 눈길을 의식하면서 그녀에게 예의바르게 목례를 하고는 뒷마당으로 내려갔다.
우경의 말대로 우쿄는 아침의 습관대로 뒷마당 한 켠에 만들어놓은 채마 밭을 돌보고 있었다.
우쿄는 뒤돌아서 혁을 보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걸 혼자 돌보니? >
<아니요, 가끔 엄마랑 수진짱이 봐주기도 하고………. >
가로세로 2m와 1.5m쯤 될 채마 밭은 상당히 공들여서 꾸며져 있었고 작물들도 상당히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 채소밭은 우쿄가 3월 중에 벽돌 등으로 벽을 만든 뒤 야산에서 흙을 가져다 만든 것이다.
우쿄가 좋아하는취미 중에 하나가 식물을 심어서 기르는 것이어서 일본에서는 마당의 꽃밭을 우쿄가 도맡아 돌봤었다. 석주에게 허락을 받아서 채마 밭을 만들면서 실용적으로 채소를 심어볼까하고 몇 종류 심었고 제법 잘 자라고 있었다.
우쿄는 그걸 보면서 차라리 농사꾼이 되는 것도 좋겠다는 행복한 상상을 했었다.
비록 자신의 체력이 힘든 농사일에는 적합하지 않겠지만 어쩌면 그게 자신에게 어울릴 것 같아서였다.
비료는 석진에게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배설물을 모아줄 것을 부탁해서 얻어왔다.
이걸로 농사일이 좀 익숙해지면 근처에 빈 땅을 빌려서 취미라는 범위 안에서나마 더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혁은 지금껏 식물은커녕 애완동물도 직접 길러본 적이 없었다.
귀찮다는 생각도 들어서지만 실은 옛날에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애완동물 가게에서 귀엽다고 강아지를 사다가 제대로 돌보지 않아 결국 죽게 만든 것을 본 적이 있어서였다.
생명을 기른다는 것은 -설령 먹거나 내다 팔기 위한 것이라도- 실은 상당한 애정과 정성과 노력이 전제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모성애母性愛라고 규정지어도 될 것이다.
혁은 밭을 돌보는 우쿄에게서 그게 느껴졌다.
뒤에서 우쿄를 끌어안았다. 우쿄가 혁과 어울릴 나이의 여자였다면 무척 좋은 여자였지 싶었다. 잠시 혁에게 안긴 뒤 우쿄는 고개를 뒤로 돌려서 혁에게 향했다. 둘 사이에 어색한 웃음이 흘렀다.


아침식사 뒤 선생내외에게 -좀 뵐 면목이 없다는 생각에 죄송함을 담아- 작별인사를 한 혁은
바래다 주겠다며 따라나선 체크무늬 남방, 면바지. 요미우리자이언츠 야구모자. 운동화. 렌즈만 바꾼 이전의 반 무테안경차림의 우쿄와 같이 전철역까지 걸었다.
우쿄는 일요일아침에는 원래 엄마나 수진과 같이 절에 갔다 오는 게 보통이었다.
그것도 한국에 오고 나서 한달 뒤부터였다.
원래 신토를 믿지만 설령 절에 갈때가 있긴했어도 종파가 달라서이기도 하지만 -우경은 한국에 시집온 뒤에 다니는 절의 종파에 전혀 신경 안 쓰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의 절 분위기도 일본과는 달라 약간 낫 설지 싶어서였다.
-한국에서는 절이 몽땅 산에 올라가 있고 납골묘納骨墓가 없는 게 우쿄로서는 특이하게 느껴졌다. -
한번쯤 석주와 대종교 교당에 가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지금은 혁과 더 있고 싶은 생각에 혁을 전철역까지 배웅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 먼 것도 아니니까 바로 절로 향해도 되고………
약간 어색하게 길을 걷다가 혁이 우쿄의 손을 잡았다.
처음에 손을 같이 잡는 게 좀 거부감이 일었지만 그냥 손을 혁에게 내맡겼다.
<케이. 나하고 이렇게는 됐지만 그렇더라도 여자친구도 한 명쯤 만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야. 혹시 여자를 사귈 기회가 있으면 그렇게 해.>
<그건….. >
<알아. 너로서는 이왕에 좀 진실한 관계를 만들고 싶겠지. 우리가 남녀였다면 나도 그걸 바라겠지만 좀 특수한 게 사실이잖아? 나는 케이가 나와의 관계 때문에 정상적인 연애를 할 기회를 놓치게 하고 싶지 않아.>
<그럼 좀 건방진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센빠이도 조교수님에게 더 잘해 주세요. >
<응? >
<두 분이 사귀시는 거 아니세요? >
<지금이야 그냥 친한 친구 사이라는 게 정확하겠지? 그러고 보니……글쎄…… >
혁과 재회하고 정사를 벌인 날에 혁이 다시 시작하자는 것을 미키가 유보적인 태도로 대했던 것이 생각났다.일단 두 사람으로서는 혁이 우쿄의 장래를 염두에 두고 있어서, 우쿄는 혁이 애초에 동성애자가 아니었다는 점을 알기에 서로를 속박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나중에 둘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될지는 모르겠고 일단 연인人 관계가 된 이상 의무를 다할 생각이지만……… 전철역은 일요일이라서 인지 한산했다.
우연히 구석의 아마 역의 기계실로 향하는 통로인 듯한 곳을 발견한 혁은 우쿄를 그 곳으로 잡아 끌었다. 통로는 옆으로 꺾여 있어서 밖에서는 보이지 않을 터였다.
우쿄를 벽에 기대고서게 하자 우쿄는 수줍은 듯 고개를 약간 옆으로 돌렸다.
이미 섹스까지 한 사이임에도 우쿄는 부끄러움을 타고 있었다.
너무나 귀엽다. 비록 남자아이지만 지금까지 본 여자들 중에 가장 귀여웠다.
정장에 감싸인 혁의 강건한 팔이 우쿄의 가는 허리를 감싸 안았다.
혁의 입술이 우쿄의 입술을 덮자 우쿄도 혁의 뒷덜미를 껴안았다.
청년과 소년은 애정을 담아 강렬하게 키스를 했다.

혁이 개찰구를 통과하는 것을 본 우쿄는 역을 나와 휴대전화로 우경과 수진이 절에 있음을 확인하고 나서 절로 향하다가 문득 아까 혁이 잡았던 손을 응시했다.
그의 따듯한 체온이 아직도 느껴졌다.
그 손바닥을 코에 대자 스킨로션의 향내가 배어 있었다.
너무 좋은 향기다. 혁에게 안겼을 때의 향취가 느껴져 우쿄는 무척 기분이 좋아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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