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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 - 75부
16-02-12 14:25 3,006회 0건
아쿠아 - 75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이제 추운날은 다 간건 아닌가 싶네요

다시 일상에 복귀하는것만큼 아쉽고 하기싫은일도 없겠지만..그래도 항상 힘내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구요~

언제나 즐거운 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이곳에서 머리도 식혀가면서요~^^

그럼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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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여어 유진~ㅎ야~! 너는 누군지 묻지도 않고 그렇게 문을 벌컥 열면...헉...야.."


그녀는 현관 앞에 서있는것이 나인것이란걸 알고있었는지 내가 보이자마자 잠시 흠칫 놀라더니 와락 안겨온다..

울고있는것 같진않았지만 내 몸을 으스러지도록 안고 있던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있었다..

난 아무말 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넌 그렇게 문을 막 열면 어떡해~ 이시간에 위험하게.."


아무런 말이 없는 그녀..


"들어가자~ 언제까지 현관에서 이러고 있을꺼야..ㅎ"


그제서야 그녀는 정신이 조금 든것인지 잠시 뜸을 들인후 나에게 안겨있던 몸을 떼어내고 고개를 숙인체 내 옷자락만 아까처럼 꼬옥 쥐고 있었다..

그러고는 곧 그대로 나의 팔을 이끌고는 집안으로 함께 들어온다..

어두컴컴한 집안..

불도켜있지 않은 거실로 나를 안내한 그녀는 나를 소파에 넘어뜨리다시피 앉히고는 내 위로 꾸물꾸물 타고 올라온다..


"야..무슨일이야..안그래도 너땜에 잠도 안오더라 ㅋ"

"...."

"뭐 오지랖일수는 있는데 그래도 갑자기 니가 그러니까 신경쓰이자나..뭐..별일 아닌거면 다행이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무말 없이 나의 품에 안겨 눈을 감고 있다..

아까보다는 느슨하게..또 가볍게 눈을 감고 나를 안은채 그대로 였지만 그녀의 심장인지 나의 심장인지 알수 없을 고동만이 내 가슴에 느껴진다..

크게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소파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어 본다..

그녀역시 그런 나의 몸의 방향에 따라 몸이 나를 향해 눕혀진다..

그렇게 한동안 나의 가슴팍에 얼굴을 맞대고는 아무말도 안하는 유진이었다..

뭘 묻고 싶어도..뭘 물어야 할지도 몰랐고..또 물어도 대답을 안해줄것만 같아, 그녀가 먼저 입을 뗄때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미안.."

"음? 야..무슨일인데 대체.."

"이제 가도되...돌아가.."

"응? 뭐야~ 야 사람 그렇게 신경쓰이게 해놓고.."

"재인이 혼자 있을거 아냐..이제 괜찮으니까 돌아가..얼른.."

"참나.."


그녀는 미안하단 말과 함꼐 나의 가슴에서 얼굴을 떼어내더니 갑자기 돌아가라며 웅얼거린다..

한없이 우울한 표정으로 말을 꺼낸 그녀는 억지 웃음을 지어보이며 자신이 괜찮다는것을 어필하고 있었다..

전혀 그래보이진 않았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그녀는 곧 더 표정을 가다듬더니 애써 예전의 유진이의 표정으로 돌아와 다시한번 말을 꺼낸다.


"빨리 가아~"

"야..참나..뭐야이게~ 장난하는것도 아니구..그 얼굴로 뭐가 괜찮다는거야~"

"돌아가라구우~ 괜찮다구 나~ 너야말로 이 시간에 여자 혼자 있는집에 와서 뭐하는거야~"

"앜ㅋㅋ 뭐래 이 땅꼬마가~ 니가 나 끌구 들어온거거든?"

"난 그런적 없어~ 얼른 돌아가! 너 실례야~"

"-_-정말 간다~ "

"가!"

"진짜 간다~"

"...가..."

"ㅋㅋ알았어..그럼 진짜 간다..별일 없는거지?"


그녀를 살짝 밀어내고 소파에서 일어날 채비를 하자 그녀는 아무저항없이 내 옆자리 소파에 앉아 멍하니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런 그녀를 보고 다시한번 떠본다..


"진짜 간다~ 내일 연습 늦지말구와~ "

"...."


여전히 대답없는 그녀였고 나는 그런 그녀가 꽤 답답했다..

무얼까..뭣때문에 저렇게 아파하는걸까...

아파한다..?

그녀는 아파하는것일까..아니면..다른이유가 있는것일까..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답답함을 억누를 수 없는 한숨을 크게 한번 쉬어보고는 그녀에게 인사를하고 현관쪽으로 나간다..

여전히 컴컴한 집안에서 가까스로 현관을 찾아 다가가는데 뒤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발자국소리가 들린다.


'그럼그렇지 ㅋㅋ'


"야~ 그럼그러..."


놀리려고 돌아서던 그때 그녀가 내 뒤에서 나를 와락 안아온다..

몸을 돌릴틈도 없이 안겨오던 그녀때문에 웃음이 났다..


"ㅋㅋ야 정말..너 그깟 자존심땜에 아무말도 못하고 그렇게..끙끙....?"


내가 몸을 돌리려 하자 여전히 나의 몸이 돌아서지 못하게 꽁꽁 감싸고 있는 그녀였다..

무슨일일까 생각이 든것도 잠시..나의 등에 촉촉한 무언가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야...유진..대체 무슨일인데 그래...응?"

"....흑...."


소리없이 가녀리게 울기 시작한 그녀는 나를 있는힘껏 그렇게 끌어안고는 한동안 나의 등에 눈물을 쏟아낸다..

여전히 아무말은 없었다..

무엇때문인지..왜 그러는지 알길은 도저히 없었다..

내가 계속 뭐냐고..왜그러느냐고 다그쳐봤자 대답없는 그녀였다..

그렇게 한동안 나의 등을 그녀에게 맡긴다..

그녀는 그렇게 나의 등에 안겨 울더니 곧 코를 훌쩍이며 꽁꽁 싸매고 있던 팔을 스르르 푼다..

그제서야 그녀를 향헤 몸을 돌리려던 나를 그녀가 만류하고는 그냥 가라고 또 보챈다..


"...가 이제...돌아보지말구.."

"시러! 안가! 너 이런거 보고 어떻게 가냐?"

"....미안...진짜 괜찮으니까 가 이제.."

"싫다니까? 왜그래 대체~ 말안할꺼야?"

"응 안해..."

"참나.."


나는 힘으로 그녀의 손길을 제압하고 그녀를 향해 몸을 돌린다..

그녀역시 안간힘을 쓰며 나를 되돌려 밀어내려 했지만 난 꿈쩍도 않는다..


"가라구~ 이제 안그럴테니까~ 가라구.."

"싫다니까?"

"가~ 응? 나 잘꺼야~ 가 이제~"

"시러! 안가!"

"왜그래 자꾸~ 빨리가~ 재인이 혼자 있다며~"

"너야말로 왜그래? 대체 무슨일인데 그래?"

"별일 아니야~ 그냥 너 보니까 조아서 그런거야~ 됐지? 이제 가 얼릉~"

"-_-야 이유진 너 거짓말 못하자나~ ㅋㅋ빨리 무슨일인지 말해~"

"아유 괜찮다니까~ 가 빨리~"

"싫어!"

"아 몰라 그럼 니 맘대로 해~!"


그녀는 밀치던 나를 내 팽개쳐 두고는 자신의 방으로 보이는 복도끝쪽 방으로 쿵쿵거리며 들어가더니 문을 닫아버린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있다가 그 방쪽으로 걸어가본다..


'철컥..철컥'

"야 이유진! 문열어~"


문은 잠겨있었다..

그 문앞에서 한동안 노크를 하며 문을열어보라 소리쳤지만 어떠한 반응도 없었다..

그녀는 돌아가라는 말만 몇번 남긴체 그 후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야~ 나 진짜 간다~ 너 어떻게 되든 상관안해~"


협박성 멘트도 날려보지만 반응이 없다..

현관쪽으로 걸어나가는 시늉을 하며 발소리를 내어보지만 반응이 없다..

나아가 아예 현관쪽으로 걸어가 현관문을 열었다 닫아보고 살금살금 그녀의 방문앞에서 기다려보지만..여전히 인기척 조차없다..

또한번 답답함을 가릴 수 없을듯한 한숨이 새어나온다..

부서져라 문을 두드려 볼까 했지만..나도 지쳐온다..

그녀의 방문옆 벽에 등을 기대고 주저앉았다..

무슨소리라도 들릴까싶어 귀를 기울여보지만 여전히 고요하기만 했다..

숨죽여 아예 없는 척을 해보아도..그녀는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눈을 감고 상상을 해본다..

상상이라기보다 정리라고 하는게 맞겠다..


'피곤한 몸 이끌고 와줬더니...정말 내일 일어나기만 해봐~ 가만안둘꺼야..'

'대체 무슨일이야..하윤이, 아영이도 아닌 유진이가..'

'죽었어 내일 두고봐~'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배해 갈때쯤 차츰 피로가 몰려오는것인지 감고있던 눈꺼풀이 떠지지않은체 그렇게 잠이 들었나보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차가운 바닥의 냉기와는 다르게 내 몸은 온기가 흐른다..

차가운바닥..?

그제서야..몇시간전 유진이의 방 앞에 쭈그리고 있다가 잠이 든 기억이 난다..

눈을 뜨고 낯선벽이 시야에 들어오고나서야 그 사실을 감지한다..

여전히 어두운 복도..새벽녘인건지..현관쪽 창문에선 새벽어스름과함께 희미하게 새소리도 들리는듯 하다..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 나는 그제서야 나의 몸에 덮어져있던 두툼한 이불을 알아채고는 멍하니 만지작거린다.

그리고 느껴지는 또하나의 감촉..

이불 안쪽에 무언가 이질감이 있어 이불을 살짝 들추고 그 안을 바라보니 유진이가 어느새 나의 품에 폭 붙어 새근새근 잠을 자고있다..

나는 다시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여기가 어딘가..방인지..복도인지..우리집인지 유진이네집인지 꿈인지 생시인지를 가늠해본다..

그리고는 그녀의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다시한번 확인하고는 다시 복도에 풀썩 드러눕는다..

나의 인기척이 느껴졌던것인지 유진이는 이불속에서 몸을 움찔움찔 거리더니 다시꾸물꾸물 거리며 내 얼굴이 있는쪽으로 고개만 빼꼼내민다.

그녀는 떠지지도 않을정도로 퉁퉁부은눈을 하며 나를 힘겹게 바라보고있었고 나는 그녀를 바라보고는 한숨을 쉬고 다시한번 다그쳐본다..


"야~ 너는 대체...."

"아우~ 아침부터 소리지를거면 가~!"

"...참나.....그리고 지금 아침 아니야..몇시냐.."


두리번 거리다가 복도끝에 있는 시계를 발견하고는 어둠에 익숙해진 시야로 가까스로 분침과 시침을 읽어낸다..

5시 10분..

새벽이구나..이정도면 아침인가..


"야..넌 추운데 왜 나와서 이러고 있어..들어가서 자지.."


그녀는 여전히 아무말 없이 나를 게슴츠레 쳐다보고는 이불을꼬옥 끌어덮는다..


"아무말도 안할거야? 눈은 퉁퉁 부어서 참나.."

"..니눈도 만만치 않거든?"

"눈이나 뜨고 얘기해라..-_-"

"재수없어"

"-_-너 정말 혼날래?"

"내가 왜!"

"뭐가 왜야 왜긴! 기껏 걱정해서 와줬더니 그렇게 울기만하고 아무말도 없고! 이럴거면 왜 안기고 왜 울고! 참나..이게 뭐야 추워죽겠는데 복도에서.."

"누가 오랬냐? 그리고 누가 복도에서 자래?"

"-_-"


그녀다운 멘트였다..

원래의 유진이로 돌아온건가..

그건 그것대로 다행이었지만..여전히 어제의 의문은 풀리지않은체 답답함만 더해갔다..

이제 다시 그 이야기를 꺼내는것자체가 무리인건가 하는 생각과 함께 한숨을 쉬려는 찰나 유진이가 먼저 말을 꺼낸다..


"일어나.."

"왜? 뭐야 또~ 간다 가 그래!"

"아니..언제까지 복도에 그러고 누워있을거야..내 방으로 가.."

"응? 아...음..그럴까?"


그녀는 주섬주섬 이불을 말아 안더니 자신의 방으로 먼저 들어간다..

멍하니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돌려 목운동을 해본다..

찌부둥한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기지개를 펴고는 그녀를 따라 방으로 들어간다..

처음 들어와보는 유진이의 방..

특별한것은 없었지만 의외로 그녀답지않게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다..게다가 좋은..기분좋은 향기까지 나는듯 하다..

이불을 침대위에 내팽개치듯이 던지던 그녀는 멍하니 두리번 거리던 나를 바라보고는 앉으라는 눈치를준다..

그녀의 침대 옆쪽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내 옆쪽 자리에 앉아 그렇게 다시한번 우린 멍하니 아무말이 없다..

내쫓지않고 이렇게 방으로 들여보낸건 그녀도 할말이 있어서일것이다..

기다려보기로 했다..내가 보챈다고 말을 해줄 그녀도 아니다..

그녀는 그녀답게 아무렇지않게 자신의 답답함을 못이겨 먼저 말을 꺼내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적중했다..


"...아무말도 안할꺼야?"

"응? 내가 무슨말을해 ㅋㅋㅋ야~ 니가 말을 해야지~"

"....왜 온거야~"

"-_-자꾸 그럴래?"

"...."

"하아..정말..오케오케 알았어...우선..니가 걱정되어서 온건 맞아..그런 슬픈눈으로 가는데 어떻게 신경이 안쓰이냐..그리고 기어코 왔더니 울기나 하고.."

"뭘 울었다고 그래!"

"-_-오케오케 그건 넘어가고~ 그래서 별일 이다~ 이러면서 왔는데..왜 그런지를 모르니까 답답하자나..니가 보통 이러는 애도 아니고..아영이면 몰라도.."

"..아영이면 받아주고 나는 아니다 그거냐?"

"아니 그렇다기보다 ㅋ 너는 강하잖냐~ ㅋㅋ"

"...안 강하면 안돼?"

"ㅋ 응? 무슨소리야 ㅋㅋ..."

"하아..아 몰라..어쨌든 너 재섭서~"

"-_-뭐야 진짜.."

"....."


그리고 또한번 말없이 우린 멍하니 허공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녀는 머뭇거리는듯 하더니 또다시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


"..우..우선 미안.."

"미안한 줄은 아냐?"

"미안하다니까~"

"오케오케.."

"그리고..."

"응.."

"왜온거야?"

"야~ ㅋㅋ재밌냐? 걱정돼서 왔다니까~ 걱정돼서~! 자꾸 장난칠래?"

"그니까.."

"뭐가~!"

"뭐가 걱정돼서 이렇게 밤늦게 찾아온거냐구.."

"그니까 니가 그런 표정으로 그렇게 이상야리꾸리하게 집으로 간게.."

"그니까..."

"-_-"

"왜? 왜 그런 모습을 보고 그냥 자거나 내일보거나..그렇게 지나치지않고..여기까지 왔냐구.."

"ㅋㅋ재인이가 가보라더라~ 여자의 감이라나 뭐라나~ 내가 신경쓰는거 알아챘는지.."

"재인이가 보낸거야?"

"아니...뭐..꼭 그렇다기보다.."


그녀가 살짝 시무룩한 표정을 짓길래 바로 말을 바꿔 그녀의 눈치를 살핀다..


"걱정했다고 걱정~! 신경쓰이고! 재인이 앞에서조차 그 감정을 감출수 없어서 재인이까지 걱정시키고 있었자나~ 참나~"

"...그니까.."

"-_-또 뭐!"

"왜 걱정을 하냐구 니가.."

"왜 걱정을 하냐니~? 그럼 그러고 갔는데 걱정을.."

"그니까!! 내가 뭐라고 니가 걱정을 하냐구!"

"응? 무슨소리야 그게~"

"내가 뭐라고 니가 걱정을하고 내 신경을 쓰고! 내가 뭐라고 니가 이렇게 밤늦게 집까지 찾아와서 추궁을 하냐구! 내가 뭐라고!"

"....둘도없는 친구잖아.."

"....!"

"아까도 말했듯이 니가 원래 그런애라면 별로 신경 안쓰였을지도 모르지만..너 그런애 아니잖아.."

"...."

"그런애가 그런표정을 짓고 오늘따라 그렇게 보이는데..어떻게 신경을 안쓰고 걱정을 안하냐.."

"....."

"너야말로..내가 올거라는거 알고있었다는듯이 몇초만에 문열고 막 안기고 울고 그랬자나~ㅋㅋ"

"내..내가 언제!!"


갑자기 얼굴을 붉히고는 노려보며 소리치는 유진이다..

그런 모습이 꽤 귀엽다고 해야하나..눈가에 눈물이 살짝 고여있는듯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부끄러워하며 자존심을 세우고 있던 그녀가 내 눈을 바라보자 그 큰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내린다..


"참나..."


난 손을 가져가 그녀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준다..

유진이는 나의 손이 얼굴에 닿자 살짝 흠칫하긴 했지만..그대로 나의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는 입술을 앙다문채 고개를 들고는 눈물을 삼키더니 다시 정면의 허공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흔들려 자꾸.."

"응? 뭐가..? 뭐가 흔들려?"

"니가 이러면,,"

"내가 뭘,,?"

"자꾸 나한테 잘해주고 다가오고..이러면..흔들려..그리고 그거 다잡기가 힘들어 이제.."

"응?"

"하아....."


그녀는 울먹이며 한숨을 푹 내쉰다..

무슨 이야기인지 살짝..어렴풋이 가늠은 갔지만..그녀의 말을 기다려본다..


"...너랑 하윤이랑 잘되면 좋겠어.."

"야~ 말안해도 잘하고 있거든? 그것땜에 힘든거냐?"

"아니 앞으로도 쭉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바부야!"

"-_-참나 걱정마라..니가 방해만 안하면 문제없을껄 ㅋㅋ"

"재섭서..근데 내가 너 좋아하는거 접고싶은데..마음대로 되지도 않고..눈에 안보이면 괜찮을까 싶은데 그건 그거대로 괴롭고..근데 또 니가 이렇게 다가오면 어쩔 줄 모르겠고.."

"야..ㅋ 뭐..뭐야 진짜 ㅋㅋ천하의 유진이가 왜그래? 내가 뭘 하든 나한테 덤비고 저주를 퍼붓고 자신만만하던 유진이가! 어디 아프냐?"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가슴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뜬금없는 고백은 아니다..하지만 그녀답지않은 속마음에 꽤 아찔 했나보다..


"...그렇다고 나한테 올 수 있는것도 아니잖아.."

"..야...하윤이랑 잘 되길 바란다며~"

"그니까..그러면 니가 내 눈에 안보이는게 마음이 편해.."

"헉...그래도 그렇게까진 못하겠다 나는.."

"...알아나도.."

"ㅋㅋ그래~ 그런 자신감이 있어야 이유진이지..그니까.."

"나도 그러니까.."

"아음....음..그래..그래.."

"아영이는 어떻게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나는 속으로만 삭히는건 못하겠어..그래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도..니가 이렇게 다가오면...흑.."


다시 한줄기 눈물이 그녀의 뺨을타고 흐른다..

하지만 이내 다시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참아내는 유진이다..

강한아이다..확실히 아영이와는 다른..다른방법으로 자신의 마음을 굳게 지키고 있었다..

내가 무슨말을 해야할지 어떻게 나와야할지 모른다는게 답답할뿐이었다..


"너보고 어떻게 하라는거 아냐..그냥 내가 답답해서 늘어놓는거니까."


유진이는 여전히 독심술을 펼쳐보이며 나의 마음을 생각해준다..

그제서야 이 상황에서도 내 마음을 보는 그녀에게 더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머리를 굴려보지만..답은 선뜻 나오질 않는다..


"하아..야..니가 이러니까 나까지 놀랐자나..니가 뭐...그..날 좋아하는건 알고 있었지만..이렇게 아파하는줄은.."

"..재섭서.."

"ㅋㅋ야 그럼 어떡하냐.."

"...그니까..이젠 좀 지친다.."

"뭐..가? 나 좋아하는게?"

"응.."

"헉...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직접적으로 들으니까 충격이다 ㅠ"

"ㅋ 뭐래..재희 너 내가 이제 공적으로만 대하고..그냥 공적인 대화만 하고..보통때는 그냥 보통 친구로만 대하면 어떨거 같아?"

"헐..설마 그럴라구?"


대답은 하는 그 짧은 시간에 나의 머릿속은 그녀의 그런모습을 상상하기에 바쁘다..

싫다..정말 소름끼치도록 싫은 이미지다..


"어쩔건데?"

"난 시른데!"

"뭐가 시른데?"

"너 그러는거! 넌 앞으로도 쭈욱 나한테 덤비고 지지고볶고 저주하고 놀려야 되는데! 그게 이유진이지!"

"왜 그래야 되는데? 난 힘들어 죽겠는데..?"

"응? 그게..야! 힘들거면 처음부터 하지를 말든가! 첨엔 그렇게 들러붙고 장난처럼 그러더니 이제와서 왜그러냐 너야말로!"

"...."


그녀는 아무말도 못했다..

나는 혹시나 그녀의 마음이 흐트러질까..혹시나 나를 멀리하게 될까 두려워 쐐기를 박으려 그녀를 몰아세운다..


"너~ 너 니가 큰소리 치면서 그랬자나~ 니가 사랑하는 방식은 그런거라며! 그렇게 이기적이기때문에 아무도 상처받지않고 또 너도 그게 맘편하고 좋다며! 그런애가 갑자기 그러면 내가..응? 내가 흔들릴거 같냐?"

"....마니 컸구나..이재희?"

"그치? 그래~ 니가 이렇게 키워냈단다 이유진~ 캬캬캬 호랑이새끼를 키웠지?"

"...."


그녀는 아무말없이 무표정으로 다시허공을 바라보더니 또한번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는 무언가 결심을 한것일까...아니면..


"야..-_-내가 이럴줄 알았어.."

"조용히해"


그녀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나의 다리를 타고 올라와 내 허벅지 위에 걸터앉아 나를 마주한다..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있었지만 그녀는 나와 눈은 마주치지않은체 고개를 떨구고만있다..


"..안아줘.."

"체...이럴거 왜 우울해 하고 그러고.."

"안아달라고!"

"참나..."


고개를 숙인체 다그치던 그녀의 목소리에 못이긴척 나의 허벅지위에 올라타 있는 그녀를 꼬옥 안아준다..

그녀의 상체가 기울어지며 나의 상체에 다가왔고 그녀의 얼굴이 나의 쇄골을 자극한다..

유진이를 꼬옥 안고는 한손으로 그녀의 보드라운 머릿결을 어루만져준다..

앙탈을 부린것일까..

무엇이 그녀의 진심일까..

물론 아까의 그녀의 반응을 장난이라 생각하지 않는다..하지만 그녀치고는 너무 감정적인 행동이었다 생각이 들었다..

그녀도 여자...이니까..

유진이는 그렇게 나에게 몸을 맡긴체 고른숨만 쉬고 있다..

가끔씩 한숨을 내쉬는 나와는 반대로 오히려 그녀가 더 안정을 찾은듯 했다..

나의 손은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머리결을 어루만지며 그녀의 두상을 손에 새기고 있었다..

한동안 그렇게 안겨있던 그녀가 고개를 들고는 나를 쳐다본다..

나의 입과 그녀의 이마가 맞닿을정도로 가까운거리여서 그녀의 표정이 전부 보이진 않았지만 그녀는 한결 편해진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고있는게 보였다..


"마니컸어..이재희.."

"뭐야 진짜 ㅋㅋㅋ너 이제 나 걱정시키면 혼난다~"

"..걱정시키면 또 이렇게 달려와줄거야?"

"혼낸다고 혼!"

"그래도 안온다는 소린 안하네.."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두팔을 내 허리 뒤로 돌려 꼬옥 안아온다..

머리는 다시 내 가슴팍에 파묻은채로 나의 몸을 또한번 꼬옥 안아오는 그녀였다..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고 있던 나의 손을 내려 한숨을 쉬자 그녀가 다시한번 입을 놀린다..


"계속해줘.."

"응? 뭘?"

"머리.."


잠시 멀뚱해 있던 나는 손을 다시 그녀의 머리로 가져가 쓰담쓰담을 계속한다..

유진이는 그런 나의 손길이 좋은듯 몸을 꾸물거리며 더 안길 수 없을정도로 꼬옥 나를 안아온다..


"그럼...이제 나 걱정할 일 없는거지?"

"...."

"왜 아무말도 안해? 아직도 기분이 안풀어진거야?"

"...기분은 처음부터 풀어지고 말것도 없었거든?"

"그럼 왜그런거야 대체..이제 괜찮은거지? 걱정안한다~!"

"...."


그녀는 여전히 아무말없이 나에게 안겨있었다..

한동안 안겨있던 그녀의 심장소리가 점점 더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 심장은 아니었다..이건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걱정...해야할지도..?"

"응? 뭘..흐읍..."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들고는 멀뚱거리며 그녀를 바라보고있던 나의 입술에 그녀의 작고 촉촉한 입술을 갖다댄다..

그리고 한동안 그렇게 나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대고는 떨어질줄 모른다..

몇초..였지만 몇분인듯 길게 느껴졌다..

눈을 뜨고 있는 상태에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니 티없이 맑은 피부와 꼭감은 부은 두눈이 나의 눈에 들어온다..

그녀는 입술을 떼어내기전 눈을 뜨고 나의 눈을 바라보고는 민망한지 얼굴을 황급히 떼어낸다..

하지만 그 이상의 어색함은 없었다..


"뭐..뭐야 갑자기.."


그녀는 다시 나의 품에 안겨왔고 나를 바라보며 그렇게 나에게 안겨있었다..

아랫쪽에서 나를 바라보는 그녀를 애써 태연한척 외면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체...이딴게 뭐가 좋다고..."

"야..ㅋㅋㅋ이딴거라니.."

"...."

"아니지...그니까..이딴게 뭐가 좋다고..그렇게 힘들어하냐.."

"...치..내맘이다.."

"..니가 맘아파하는게 젤 속상하다.."

"..뭐가..?"

"아니..말그대로..왠지모르겠지만..안그러던애가 그래서 그런가...니가 이렇게 아파하는게 젤 속상하고 보기싫다고 해야하나..몰겠네 나도.."

"흐음....그럼..계속 그래야하나?"

"야! 혼낼거라고 혼!"

"평생 혼나도..."

"허...-_-"


애써 외면하고 있었지만..내 손은 어느새 그녀의 머릿결을 다시 쓰다듬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나의 품에 안겨 나를 올려보고있었지만 아까와같은 두근거림은 느껴지지않는다..

나의 심장고동소리만 들릴뿐..


"왜 집에 안가고 복도에서 그러고 있었어?"

"응? 야..어떻게 가냐..니가 그러고 들어가버리는데..아무말없이.."

"그냥 그러려니 하고 가버리면 되자나..내일 물어봐도 되는건데.."

"그러게..왜그랬을까 나는...하아.."

"너도 나 좋아하나? 하윤이를 좋아하는척 하지만..나를 더 좋아하는거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아 정말..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농담중에 젤 우끼다~"

"뭐래..농담아니거든?"

"ㅋㅋㅋㅋ"


농담이라고 얼버무렸지만 꽤 덜컹했다..

그렇다고 하윤이를 덜좋아하고 유진이를 좋아하고 이런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뜬금없는 멘트때문에 어이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죽어도 안되는거야?"

"야~ ㅋㅋ자꾸 그럴래? 얜 또 왜 아영이를 닮아가는거야 대체~ㅋㅋ"

"아영이는 되고 난 안되는거냐?"

"아 뭐래 진짜..넌 이런 스탈이 아니자나 원래~"

"난 어떤 스탈인데?"

"아 몰라 ㅋㅋㅋㅋ"

"하윤이랑 불행하지말고 나랑 평생 행복하면 되자나~"

"야~ 하윤이랑 왜 불행해? 우리 완전 행복하거든?"

"니네 미래가 없어~ 수영으로 밥벌어먹고 못살거야~ 나랑같이 우리 마트 하자~"

"ㅋㅋㅋㅋㅋ아 정말 너 농담이라도 그런소리 하면 혼난다~!"

"뭘 자꾸 혼낸대..-_-"

"하윤이가 없었으면 모를까..이제 정말 하윤이 아니면 안될거 같아..난.."

"하윤이가 없으면 되는거야?"

"헉...야...너 쫌 무서워질라고 그런다~"

"ㅋㅋㅋㅋ"

"없었으면! 없었으면이라고 아예 존재하지않았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만...아니자나 그게!"

"흐음...하윤이의 존재만으로 나는 뒷전인거구나..."

"뭐래 또...아 정말 이제 내려가~ 자꾸 쓸데없는 소리하지말구.."

"그럼.."

"뭐 또!"

"아영이가 좋아 내가 좋아?"

"뭐야 이건 또 ㅋㅋㅋ둘다 똑같애! ㅋㅋ정말..니네 똑같애 하는짓도 그렇고 ㅋ"

"만약에 나랑 아영이 둘중에 고르라면 넌 누굴 고르겠어?"

"난 재인이.."


퍽퍽

내 농담에 빈정이 상했는지 그녀는 있는힘껏 내 가슴팍을 주먹으로 내리친다..


"컥컥...콜록..야..아프자나!"

"니가 헛소리 하니까 그렇지!"

"야! 니가 먼저 헛소리 시작했거든?"

"난 진지하거든!?"

"아 정신없어! 내려가 얼른!"

"...오늘은 이만 하도록할께.."

"야~ 앞으로도 하지말아줄래?"

"그건 시러...그건 그렇고..나 재워줘.."

"이제 시간도 시간이고 아침연습하러 가야지 뭘 또자~?"

"나 오늘 안갈래.."

"야..-_-"

"걱정마..너보고 가지말란 소리 안해..그냥 나 재워주고..잠들면 연습하러 가.."

"안잘라구 그러지 너!"

"...역시..마니 컸어..이재희.."

"ㅋㅋㅋㅋ아 몰라 어쨌든 가서 누워 그럼"


그녀는 나를 한번 뚫어지게 바라보고는 베시시 귀여운 미소를 짓는다..

나의 허벅지에서 내려간 그녀는 총총거리며 그녀의 침대로 올라가 아까 던져진 이불을 주섬주섬 펼치고는 편하게 눕는듯 하다.

그러고는 다시한번 나를 귀여운 눈망울로 바라본다..

내가 책상 의자를 침대쪽으로 가져가 그녀의 곁에 앉아 토닥이며 재워주려 노력한다..


"뭐하는거야?"

"재워달라며?"


그녀는 멀뚱거리며 나의 모습을 보고있더니 자신의 이불을 들추고는 나에게 들어오라는 시늉을 한다..


"야..-_-그게 재워주는거냐? 같이 자자는거지!"

"니가 왜 자? 나 재워주라구! 넌 잠들면 안되지!"

"하아..-_- 넌 잘 수 있겠냐?"

"왜? 뭔짓 할라구?"

"참나..."


못이기는척, 그녀가 펼치고 있는 이불을 비집고 들어가 그녀의 옆에 눕는다..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있자 그녀가 내쪽으로 몸을돌리고 다가와 바짝 안긴다..


"이러고 잘수 있겠냐?"

"응 걱정마.."

"내가 나갈라고 움직이면 잠깰거아냐~"

"자는척할테니까 신경쓰지말구 연습이나하러가.."

"하아...얼른 잠이나 자.."

"...응.......................................고..마워.."

"뭐? 뭘 그렇게 웅얼거리냐? ㅋ못들었어 뭐라고?"

"아냐..나 잔다.."


분명히 고맙다는 소리를 들은것 같지만 확실하진 않다..

하지만..다른한편으로는 그녀의 입에서 고맙다는 소리를 들었다는것이 가슴을 자극한다..

나같은것때문에 아프고 힘든건가...

강한줄로만 알았던 이 아이도 속은 여린건가..

아영이와 재인이의 기분만을 헤아리다가 이 아이의 기분은 나도 모르는새 강하다고 치부하고 있었던걸까..

온갖잡생각으로 인해 멍하니 천장만을 바라보고있었다..

그녀를 흘끔 바라보니 부은 눈을 감고는 인형처럼 새근새근 잠들어있다..

아니..잠든척을 하는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를 한동안..오래도록 바라본다..

아무생각없이 그녀의 인형같은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뭘 자꾸 보고있는거야...잠 못자게.."

"헉...안잤냐?"

"...잠든척 하는것도 힘들다.."

"미안미안..얼른자라"

"...너 연습갈때까지 잠드는건 무리같애.."

"그럼 어떡해..얼른 자도록 해바"

"그냥.."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나를 다시 뚫어져라 바라본다..


"뭐? 얘길해"

"그냥...뽀뽀한번 해주구 너 연습가"


그녀다운 멘트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분위기와는 다르다..

뜸을들였기 때문에? 보통때의 그녀였다면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먼저 덤볐거나..덮쳤거나..뽀뽀나 해주고 가버리라든가..그랬어야 했다..

지금의 뉘앙스는..유진이에게서는 나오기 힘든 반응이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의미로 가슴이 덜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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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번편과 다음편은 살짝 유진이가 메인이 될것 같네요..

뭐 큰일이야 있겠냐마는..유진이란 인물을 조금더 표현해 보고싶었나봅니다..

물론..아영이나 재인이 역시 소중하지만요 ㅋㅋ

모두에게 어떤일이 일어날지 아직 모르지만..끝까지 함께 해 주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아 댓글 모두 소중히 잘 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ㅠ

그럼 좋은 주말 보내세요~^^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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