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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 - 77부
16-02-19 12:19 3,782회 0건

아쿠아 - 77부

  1. 시작
  2. 0~7단락
  3. 7~14단락
  4. 14~21단락
  5. 21~28단락
  6. 28~35단락
  7. 35~42단락
  8. 42~49단락
  9. 49~56단락
  10. 56~63단락
  11. 63~70단락
  12. 70~77단락
  13. 77~84단락
  14. 84~91단락
  15. 91~98단락
  16. 98~105단락
  17. 105~112단락
  18. 112~119단락
  19. 119~126단락
  20. 126~133단락
  21. 133~140단락
  22. 140~147단락
  23. 147~154단락
  24. 154~161단락
  25. 161~168단락
  26. 168~175단락
  27. 175~182단락
  28. 182~189단락
  29. 189~196단락
  30. 196~203단락
  31. 203~210단락
  32. 210~217단락
  33. 217~224단락
  34. 224~231단락
  35. 231~238단락
  36. 238~245단락
  37. 245~252단락
  38. 252~259단락
  39. 259~266단락
  40. 266~273단락
  41. 273~280단락
  42. 280~287단락
  43. 287~294단락
  44. 294~301단락
  45. 301~308단락
  46. 308~315단락
  47. 315~322단락
  48. 322~329단락
  49. 329~336단락
  50. 336~343단락
  51. 343~350단락
  52. 350~357단락
  53. 357~364단락
  54. 364~371단락
  55. 371~378단락
  56. 378~385단락
  57. 385~392단락
  58. 392~399단락
  59. 399~406단락
  60. 406~413단락
  61. 413~420단락
  62. 420~427단락
  63. 427~434단락
  64. 434~441단락
  65. 441~448단락
  66. 448~455단락
  67. 455~462단락
  68. 462~469단락
  69. 469~476단락
  70. 476~483단락
  71. 483~490단락
  72. 490~497단락
  73. 497~504단락
  74. 504~511단락
  75. 511~518단락
  76. 518~525단락
  77. 525~532단락
  78. 532~539단락
  79. 539~546단락
  80. 546~553단락
  81. 553~560단락
  82. 560~567단락
  83. 567~574단락
  84. 574~581단락
  85. 581~588단락
  86. 588~595단락
  87. 595~602단락
  88. 602~609단락
  89. 609~616단락
  90. 616~623단락
  91. 623~630단락
  92. 630~637단락
  93. 637~644단락
  94. 644~651단락
  95. 651~658단락
  96. 658~665단락
  97. 665~672단락
  98. 672~679단락
  99. 679~686단락
  100. 686~693단락
  101. 693~700단락
  102. 700~707단락
  103. 707~714단락
  104. 714~721단락
  105. 721~728단락
  106. 728~735단락
  107. 735~742단락
  108. 742~749단락
  109. 749~756단락
  110. 756~763단락
  111. 763~770단락
  112. 770~777단락
  113. 777~784단락
  114. 784~791단락
  115. 791~798단락
  116. 798~805단락
  117. 805~812단락
  118. 812~819단락
  119. 819~826단락
  120. 826~833단락
  121. 마지막 단락
아쿠아 - 77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이 나는듯 합니다^^

항상 감사드리는 마음 알아주세요..

한분한분 댓글을 달아드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점 양해부탁드려요 ㅠ

그래도 반응을 원하시는분들은 반응해 드리겠습니다!

아무쪼록 부족한 글...잘 부탁드리구요..

시간있으신 분들은 처음부터 읽어보시고 평을 해주시는것도 도움이 될듯 합니다..

제가 흐트러지진 않았나..꼬집어 주셔도 되구요..ㅠㅠ

(근데 진짜 그러시면..상처받음...ㅠ)

ㅋ그럼 앞으로도 즐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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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없어하며 차린 음식치고는 꽤 정갈하다..

하윤이는 김치찌개와 계란말이 등 실력을 한껏 발휘해본다..

도와주려 했지만 가만히 앉아만 있으란다..

뭘그렇게 힘을쓴건지 하윤이는 땀까지 흘리고 있다..이 쌀쌀한 계절에..ㅋ


"이..이제 먹어바.."

"아 먹어도 돼? ㅋ 너두 같이 먹어"

"알았으니까..우선 먹어봐~ 맛없다고 하면 다 버려버리게.."

"ㅋㅋㅋㅋ왜 버려 이걸 ㅋ"


역시..자신없어한 음식치고는 맛도 내고 있다..


"걱정말구..맛있으니까 얼른 앉아서 같이먹자.."

"지..진짜? 진짜 맛있어?"

"응 ㅋㅋ이렇게 하면서 뭘 그렇게 긴장하고 자신없어해~ 이정도면 평생 맛있게 먹어줄 수 있겠구만~"

"ㅋ 다행이다..."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나와 마주앉는 하윤이었다..

하윤이는 조심스레 자신이 한 음식들을 맛보더니 이내 만족 스러운 표정으로 밥을 먹기시작한다..

그 모습조차 사랑스럽다..


"오랜만에 하는거라 그렇지..꽤 그래도 한단말야~"

"알았어~ ㅋㅋ맛있다니까 ㅋ"

"많이 먹어 그럼~"

"응 ㅎ아 근데.."

"응? 왜? 뭐가 맛없어? 입에 안맞아? 왜? 뭔데?"

"아 ㅋㅋㅋㅋ아니 ㅋㅋㅋㅋㅋ아 너 왜이렇게 웃기냐..ㅋ 그게 아니라.."

"뭐야 그럼...놀랐자나.."

"ㅋㅋ아니 아영이..아직 자는거야?"

"응? 그렇지 않을까? 하긴..밥도 안먹고 자는데 배고플텐데..깨울까?"

"음...우선..먹자..우리끼리 우선먹고 어차피 오늘 연습도 일찍 끝냈는데 저녁에 유진이랑 재인이랑 아영이 다 불러서 같이 먹자 어때?"

"아 그럴까? ㅋ"

"응 얼른 먹어~"


꽤 조용한 식사시간이다..

뭐 이런저런 얘기는 나눴지만 역시 둘만의 식사는 모두함께 할때랑은 달리 왁자지껄하지 않다..

식사를 하고 정리를 하려니 하윤이가 손님은 가만히 있으라며 나를 말린다..


"내가 정리하구 차 준비할테니까 재희 넌 아영이 깼나 함 바바~ 안일어났음 일어나라구 해."

"아 그래..그리구 나 집에도 잠깐 갔다올께~ 재인이 뭐하나 ㅋ그리고 저녁에 다 같이 보자~"

"그래~"


하윤이를 부엌에 남겨두고 2층 아영이 방쪽으로 올라가본다..

여전히 어색한 계단을 올라가 방문앞에 마주서고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본다..

아무런 기척도 없다..

문을 두드려봤지만 여전히 기척이 없었다..


"아영~ 나 들어간다~"


문고리를 잡고 돌리며 천천히 문을 열어본다..아영이는 침대에 죽은듯이 자고 있었다..

뭐가 그리 피곤했는지 지금까지 봐왔던 아영이의 잠버릇과는 전혀 다르게 얌전히 이불을 덮고 자고 있었다..

난 그녀의 침대쪽으로 다가가 잠시 아영이의 자는얼굴을 바라본다..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얼굴이다...뭐 이 얼굴이 어디 가겠냐마는 인형같은 얼굴로 얌전히 잠들어 있는 그녀의 모습은 충분히 귀여웠다..

그런 그녀를 살짝 건드려 본다..아무런 반응이 없기에 조금더 세게 흔들어봤지만 잠시 몸만 뒤척일뿐 옹알이도 없이 몸을 돌려눕는다..


"야..아영~ 일어나~ 언제까지 잘거야.."

"....우웅.."


그녀가 일어날때가지 기다려볼까 하다가 하윤이가 기다릴거 같아 보채려 하는 찰나 밑에서 하윤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재희야~ 아영이 아직 안일어난거야?"

"아 응~! 깨워서 내려갈께~"

"나 잠깐 대충 씻고 차 준비할테니까 깨워서 내려와~"

"응~ 알았어~"


그녀와 소리를 지르며 대화를 나눈후 아영이를 바라봤지만 여전히 잠든 상태다..

이정도 소리에도 깨지않는것을 보면 정말 뻗었나보다..

나는 아영이방 창문쪽으로 가 커튼을 걷어내고 빛이 들어오게끔 해봤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그리고 몸을 돌려 침대로 돌아오려는데 테이블위에 전에 봤던 아영이의 노트가 보인다..

잠시 가슴이 콩닥거림을 느낀다..

어제도 쓰다가 잔것인지 글이 쓰여있는 장에 펜이 끼워져 있었고..나는 살짝 들추어본다..

여전히..일기형식으로 나와의 일들...아니..나의 일들이 적혀져 있다..

자세히는 아니더라도..적어도 내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는지는 꽤 분명하게 적혀있다..


"...남의 일기 그렇게 보는거 아니야.."

"허..헉!!! 미...미안!!미안!!"


심장이 멎을 정도로 깜짝 놀랐다..

누구의 소리인지 파악도 하기전에 미안하단 소리가 먼저 나온다..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아영이가 어느새 일어나 내쪽을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있다..


"아..정말 미안...정말...그러려던건 아닌데..."

"뭐...괜찮아..안그래도 전에 하윤이가 재희 너 내방구경시켜줬다고 했을때 혹시 보지않았을까 했었어.."

"아...미안..그냥..표지에 내이름이 이렇게 떡하니 있으니..."

"...그래서?"

"응? 뭐가..그래서?"

"할말없어?"

"아..음...모르겠어 아직..좀 신기하다고 해야하나~"

"흐음..."


아영이는 대수롭지 않다는듯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나는 당황스럽고 미안한 마음에 연신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말을 했지만 그녀는 괜찮다는 말뿐이었다..

오히려 나에게 말할것이 있지않냐며...물어볼것은 없냐며 보챈다..


"아 그나저나..연습가야지..하아암~~"

"잠이나 깨~ 연습 다 끝났어~ "

"헉..정말? 저녁이야 벌써? 하아..."


그녀는 정말 깜짝 놀란듯 눈을 번쩍 뜨고는 상체를 세운다..


"ㅋㅋ아냐 아직 저녁은 아닌데 다들 오늘 연습을 안와서 하윤이랑 그냥 빨리 끝내구 왔어 ㅋ"

"아아..그러쿤...근데 유진이랑 재인이는? 둘다 연습안온거야?"

"아 몰라 ㅋ 오늘 왜 다들 잠을 그렇게 자는건지 ㅋㅋㅋ"

"그래? 흐음..별일이네.."

"어쨌든 내려와~ 하윤이가 같이 차마시재.."

"배고파.."

"그럴줄 알았다..-_-우선 차좀 마시고 버텨봐 이따 맛있는거 해줄께.."

"정말?"

"응 ㅎ 어차피 재인이 유진이 다 자버려서 밥도 안먹었을거 아냐..이따가 저녁에 다같이 밥해먹자"

"그래! ㅋ 어쨌든 그럼 내려가 있어~ 옷갈아입고 내려갈께~"

"아 그래..근데 정말 미안해..."

"괜찮다니깡 ㅋ 어쨌든 이따 맛있는거 해줘야대~"

"걱정마~"


그녀의 방문을 닫고 나와 1층으로 내려간다..

아직까지 심장이 떨려오는것이 느껴진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또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그녀는 신경쓰지 말라고 했지만..큰 죄를 지은 것처럼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

무슨 비밀이나 보지 말았어야 할 것이 적혀있는것은 아니었다..그냥 단지 주관적인 생각이 적혀있었다기보다 정말 있었던 일 위주로 객관적으로 적혀있는 글들이었다..

1층으로 내려와 소파에 몸을 맡기고 멍하니 기분을 추스르고 있으니 욕실에서 하윤이가 머리에 수건을 두른체 나와 나를 바라본다...


"아영이 아직 자는거야?"

"아 깨웠어~ 이제 내려올꺼야~"

"오래도 잔다.."

"그러게 ㅋㅋ"

"잠깐만 기다려~ 차 내올께~"

"아 내가할께 너 머리말려 얼른, 감기걸린다.."

"ㅋ 그럼 부탁할께~"


하윤이는 생긋웃으며 고맙다는 말과함께 그녀의 방으로 들어가고 나는 부엌으로 가 주섬주섬 차를 준비한다..

하윤이것과 아영이것까지 준비를 하고 거실로 나왔다..

때마침 옷을 갈아입고 나온 아영이가 2층에서 내려오며 눈을 부비적 거리고 있다..


"넌 계단 내려올땐 눈좀 뜨고 내려와라..굴러떨어진다~"

"굴러도 안다쳐~ 살많아서.."

"헉...살은...안많자나..안전한 에어백이 있어서 그런거지.."

"..놀리냐?"

"ㅋㅋ이뻐서 그래~"

"됐네요~"


때마침 머리를 말리고 방에서 나오는 하윤이가 아영이에게 뭐라 말을 건내기도 전에 아영이는 하윤이에게 내가 방금 놀렸던 사실을 고한다..


"하윤~"

"넌 언제까지 잘꺼야 대체~"

"재희가 니 가슴보다 큰 내가슴이 좋대~"

"뭐?"

"야~ 뭐..내가 언제~! 아 정말 웃기네 이 아가씨가 참~"


뜻밖의 공격에 적잖게 당황했다..

하윤이도 깜짝 놀란것인지 얼굴을 심하게 발갛게 물들이고는 나와 아영이를 번갈아 쳐다보고만 있다..

아영이는 그런 폭탄발언을 해놓고는 뭐가 재밌는지 나와 하윤이의 표정을 보고는 큭큭거린다..


"역시 남자는 큰가슴을 좋아하나바?"

"자꾸 그럴래? 내가 언제 그랬다구 그래~"

"ㅋㅋㅋㅋ"

"너 자꾸 그럴거면 다시 올라가서 자~"

"히잉~ 하윤아 너까지 왜그랭~"

"정말..일어나자마자 장난칠 정신은 있니?"

"응~ 헤헤~ ㅋ"


그렇게 해맑게 웃으며 내가 준비해온 차 한잔을 홀짝거리는 아영이었다..

하윤이는 여전히 얼굴을 붉게 물들인체 내곁으로 다가와 앉아 역시 찻잔을 들었다..

조금아까 아영이방에서의 일도 그렇고 장난도 그렇고 꽤 쫄깃쫄깃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그렇다고 분위기가 나빠진것은 아니었지만 아마 내심 한마디한마디 꺼내는것이 조심스러웠는지도 모른다.


"난 차 마시구 재인이랑 유진이 깨우러 갔다올께~ 이것들은 아직도 자나?"

"아 맞다~ 그나저나 니들 연습은 하구 온거야? 둘이서만 한거야 오늘은?"

"그럼 다 퍼 자는데 어떡하냐 ㅋ"

"그러게 오늘 다들 왠일인지.."

"정원이는? 재희 너랑 하윤이는 그렇다 치구 정원인 맨날 오는앤데?"

"아 졸업 가까워오니까 새롬선생님이랑 그쪽학교에서 뭐 정리할 거 있다나봐~ 내일은 오겠지~"

"아아..그렇구나...곧 졸업이네 그러고보니..."

"..왜? 아쉽냐? ㅋ"

"..아니 아쉽다기보다 뭐랄까..앞으로가 더 걱정이어서...잘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응? 뭐가? 니 팬션?"

"뭐 이래저래 다~"

"야~ 너랑 유진이랑 제일 확실한 미래를 보장받고 있는 녀석들이 뭘 그렇게 걱정을 해~ ㅋ그리구 이래저래 도움도 많이 받을텐데 뭐~ 걱정하지마~"

"언제까지 받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나도 뭔가 보답하고 베풀고 살고 싶은데..그러질 못하니까.."

"아영! 넌 그런 걱정 그런 생각 하지도 마~! 앞으로만 생각하고 앞으로 너 살아가고 행복해질 생각만 해! 알았어?"

"하윤앙...그래두..."

"다 잘될테니까..걱정마..알았지?"

"우웅..."


오히려 가볍게 도닥이던 나완 달리 하윤이는 아영이를 더욱 몰아세운다..

없던 기운도 나게 만드는듯 한 하윤이의 힘있는 발언은 또다시 우리들로 하여금 잠시 정적을 느끼게끔 한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을 무렵 나는 애들을 데려오겠다며 나갈 채비를 했다..


"재희~ 그냥 니네집에서 해먹을까? 뭘 다 데리구 오구 그래? 여기보다 거기 맛있는거 많을텐데~ ㅋ"

"아 차라리 그럴까 그럼? 하윤인 괜찮아?"

"아..응 난 괜찮아 상관없어~"

"오케이~ 그러자 그럼 재희 넌 먼저 가고있어~! 나랑 하윤이 짐챙겨서 바로 따라갈테니까~"

"밥먹으러 가는데 무슨 짐을 챙겨~"

"잔말말고 들어와 하윤이 너는! 재희 이따가바~"

"그래..먼저간다~ ㅎ이따가봐 하윤아~"

"아 응~"


그녀들에게 인사를 하고 방으로 끌려들어가는 하윤이를 마지막으로 나는 하윤이네 집을 나섰다..

구름이 많은 하늘가운데에 어디에 떠있는지 모르는 햇살이 사이사이 땅을 비추고 있다..

그사이 비가 온것처럼 공기가 촉촉하고 차갑다..

기지개를 한껏 피고는 집쪽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집으로 향하고 있는데 멀리 맞은편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녀가 누구인지 파악하는데엔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야~ 이재인~!!"

"아! 오빠~"


내가 부르는 소리에 그녀는 내쪽을 한번 쳐다보더니 깡총거리며 내쪽으로 뛰어온다

어딘가로 나가는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어딜 가는거냐며 묻기 바쁘다..


"응? 연습하러 가야지~ 오빤 아침에 나가면서 좀 깨우지~ 혼자 쓕 가버리냥~"

"야 다늦게 무슨 연습이야~ 오늘은 쉬어~ 내가 말해놨으니까....아..하긴 아무도 없었으니 말할 것도 없었나.."

"안돼 그래도 빠지면~"

"어차피 오늘 새롬선생님도 안계시고 아무도 없어서 그냥 나두 빨리 끝내구 온거야~ 너 지금 가면 혼자 아무것도 못할텐데~"

"아 그래? 새롬 선생님은 무슨일 있으시대? 아! 오늘 저쪽 학교 가신다고 했지~ 아맞다..."

"역시 다 알고 있는걸 보니까..내가 정신안차리고 못들은건 맞나보네...하아.."

"에이~ 그럼 더 잘걸 그랬나...그럼 오빤 지금 끝내구 오는길이야?"

"아 더 일찍 끝내구 하윤이네 잠깐 들렀다가 가는거야..너 밥은 먹었어?"

"대충 먹었어~"

"이따 저녁에 애들 다 불러서 우리집에서 밥먹을거야~ 괜찮지?"

"응! 난 좋아~"

"다들 오늘 피곤하고 쳐져있는거 같아서 그냥 다같이 모여 놀자고.."

"그래~"

"가자"


집쪽으로 나란히 향하는길...

그녀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레 내 팔짱을 잡아온다..

대수롭지 않다 이제는..단지 소매가 당겨질때마다 어제 유진이가 잡았던 느낌이 되살아나 마음이 저릿한 느낌을 조금 받을 뿐이었다..

집앞에 도착한 나는 재인이를 먼저 들여보내고는 유진이를 데리러 간다며 발걸음을 계속 옮긴다..

어제의 일이..아니 오늘 새벽까지의 일이 꿈만같았다..

마치 일어난 일이 아닌 내 상상속에서만 진행 된 것처럼 붕 뜨는 느낌마저 받는다..

유진이네 집앞에 도착한 나는 어제 밤의 그때처럼 잠시 뜸을 들이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띵동 띵동'

어제와는 달리 아무런 기척이 없다..

아무생각없이 현관을 당겨보자 내가 아침에 나갔던 모습그대로 잠겨있지 않은체 스르르 열린다..

집안역시 오늘 아침과 다를것이 없었다..유진이네 어머님조차 아직 안들어온 것일까..

밤새 일하시고 아직 안들어왔다는 걸까..

조심스레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복도끝 유진이 방쪽으로 향했다..

혹시 몰라 노크를 하지도 않고 살짝 문을 열어본다..

유진이는 여전히 침대에 누워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다...정말 대단하다..

하긴 오늘 아침에 잠이 들었을테니..이러고 있는것도 당연한듯 싶었다..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그녀쪽으로 몸을 돌리고는 흔들어 깨워본다..

유진이는 잠시 움찔 거리며 인상을 살짝 찌푸리더니 곧 옹알이를 하며 그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움직여본다..


"야~ 언제까지 자고 있을꺼야~"

"엄..마?"

"멀 엄마야 ㅋㅋ일어나~!"

"음? 재희? 뭐야...어디야? 아니 몇시야?"

"오후 다 지났어~ 언제까지잘꺼야~"

"어차피 연습안할거...걍 쉴래..."

"일어나~ 우리집에 가서 같이 밥먹자~"

"...걍 쉴래 오늘은.."

"애들 다 온단말야~ 오늘 안그래도 다들 기분들이 쳐져있어서 맛있는거 해줄라 하니까~ 빨리일어나~"

"....히잉..귀차나~"

"ㅋㅋ일어나 얼른!"

"알아써~ 가면 될거 아냐.."


툴툴거리며 한껏 인상을 쓰던 유진이는 부스스한 모습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내가 있는것은 신경도 쓰지 않는것인지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을 채비를 한다..

이젠 놀라지도 않는 내 자신이 더 신기했다..단지 고개만 다른곳으로 돌린체 애써 태연한척 그녀가 옷을 갈아입기만을 기다린다..

어느새 잠옷에서 일상복으로 갈아입은 그녀는 그모습 그대로 나갈 채비를 한다..

아직 눈도 다 못떴으면서..


"야~ 씻고 정신차리고 눈은 좀 뜨구가자~ㅋㅋ"

"아 귀차나~ 니네집 가서 씻으면 대자나~"

"아 정말 그꼴로 나갈라고 그러는거야? 머리라도 좀 어떻게 좀 해봐 좀!"

"뭐야~ 옆집인데 걍 가~"

"아 정말-_- 너 나랑 떨어져서 걸어~"


그렇게 말하며 장난스럽게 먼저 방을 나서자 유진이는 헤헤 거리며 오히려 내쪽으로 뛰어와 내 팔에 와락 매달린다..

그럴줄 알았다..이러지 않으면 오히려 걱정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원래의 유진이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 반가웠나 보다..

팔을 빼내며 퉁명스러운듯 연기를 했지만 속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유진이는 다시한번 내 팔에 와락안겨왔고 나는 못이긴척 그런 그녀의 팔을 오히려 꼭 붙들려 힘을 준다..


"으아~ 춥다~"

"옷을 그렇게 입구나오냐~"

"넌 이렇게 추우면 좀 뭐좀 걸치라고 하지!"

"넌 좀 잠좀 깨야대~걍 가"

"재섭서"


좀 춥긴 추운것인지 그녀는 내 팔을 이끌며 빠른걸음으로 우리집으로 향했다..


"언니~ 어서와~ 어젠 왜 그냥 갔어요~ 오빠가 걱정했는데.."

"그래서 그 밤중에 오빠 보내서 오늘 연습도 못하게 한거니?"

"그래서.. 싫었어요?"

"아니~ 땡큐라구~"

"니들 둘이 뭔 소릴 하냐~ 얼른 들어가서 넌 좀 씻어 유진! 여자꼴이 그게 뭐니?"

"어머? 거기서 여자가 왜나와? 여자꼴은 이러면 보기싫고 남자는 괜찮다는거야? 남자가 이꼴이면 얼마나 꼴보기 시른데 알긴아냐? 여자는 뭐 대상에 따라 귀엽기라도 하지.."

"-_-잔말말고 얼른 들어가서 씻어! 애들 오기전에.."


그녀는 나를 한번 흘겨보더니 곧 2층으로 올라가 욕실로 들어간다..

우리집에서 생활을 했던터라 갈아입을 옷은 충분해 보였다..

유진이가 씻고 나오고 나와 재인이 유진이는 잠시 거실에서 휴식을 취한다..


"애들 언제온대?"

"뭐 저녁 먹기로 한거니까 저녁때쯤 오겠지~"

"왜 나만 일찍 부른거야~ 더 자게 좀 놔두지..-_-"

"걍 깨우러 갔다가 걍 같이 온거야~ 일찍깨우고 늦게깨우고가 아니라~"

"뭐 어쨌든..그럼~ 오늘 여기서 다 같이 잘까? 하윤이도.."

"오? 아 좋긴한데 하윤이 다른데서 잘 못자잖아~ ㅎ 안 잘려구 할껄~"

"걱정마시게~ 이 누나가 도와줄테니까~"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진이는 코평수까지 넓혀가며 자신만 믿으라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

난 반신반의 했지만 속으로는 하윤이가 자고가게 된다면 어떻게 잠자리를 정해야하는지부터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었다.


"야~"

"왜!"

"하윤이 자고간다고 해도 너랑 안재울꺼니까 섣부른 기대는 하지마라!"

"참나..넌 독심술을 하는게 틀림없어.."

"야~ 안그래도 다른데서 자기 힘들어하는 앤데..너랑 같이 자라고 하면 걔가 참 넙죽 잘 잘겠다!"

"하긴...야 그리고 별로 나랑 자야한단 생각 한적 없거든?"

"웃기시네~ 이젠 누가 너랑자도 위험할뿐이야"

"아까 못봤냐? 나 이제 좀 지조있는 놈이야~"

"ㅋㅋㅋㅋ아하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 아 정말 내가 올해 들은 말중에 젤 우끼다 ㅋㅋ"

"-_-"


내가 말해놓고도 얼굴이 달아오르는것이 느껴진다..

유진이는 그렇게 보란듯이 깔깔대며 웃기에 바쁘다..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하윤이와 사귀고..그녀와 사랑에 빠질수록 내 머릿속의 1순위는 항상 하윤이었던 듯 싶다..

어떤 상황이든..어떤일이든..무엇을 하든지 하윤이가 가장먼저 내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한것을 느낀건 얼마 되지않았다..

아니, 자각을 한것이 얼마 되지않은것이 맞다.

이래저래 유진이와 재인이와 정신없이 쉬고있는사이 아영이와 하윤이가 도착했다.

준비한답시고 늦게 온 사람들 치고는 아까와 별 다를게 없어보였고 단지 아영이의 어깨에 가방하나만이 걸쳐져 있을뿐이다.


"들어와서 좀 쉬구 있어~ 쫌있다가 저녁 먹어도 되지?"

"응~ 걱정마~ 아직 점심먹은지 얼마 안됐자나~"

"야~ 니들 둘은 점심이라도 먹었지~ 나랑 아영이는 하루종일 쫄쫄 굶었거든?"

"누가 하루종일 퍼 자래냐?"

"체 재섭서 정말~ 야 이아영! 하윤이가 왔으니 이제 너랑 나는 낙동강 똥덩어리 취급받을테니까 각오해 알았지?"

"ㅋㅋㅋ뭘 새삼스럽게~"

"허...재희재희~"

"왜 또"

"아영이가 이상해~ 보통때의 이아영이 아니야~"

"저게 보통때의 아영이지 않냐? ㅋㅋㅋ"


그렇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우리들과 만나서 또 유진이와 친해지고..한껏 밝아진 아영이의 모습만을 기억해온 터라..그녀의 발랄하고 깜찍한 모습들이 뇌리에 박혀있긴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아영이는 오히려 순진하고 여리고 부드러운 아이였다..

첫인상의 깜찍함과 최근의 발랄함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여성성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었다..

아영이를 처음 봤을때의 느낌을 되내어 본다..

도도한 매력이 넘치던 하윤이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 내 시선이 머무른곳은 아영이의 웃는 얼굴이었다.

어떻게든 하윤이와 한마디라도 더 붙여보려 노력했을때 열 마디를 나눈것이 아영이와의 대화였다..

그러고보니..하윤이와 함께 하기 위해 지내왔던 날들가운데에..물론 유진이가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눈에 보이는 도움을 준것은 확실하지만...아영이..

아영이는 항상 저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아영이를 잠시 바라보고 있자니 그녀가 나와 눈이 마주친다..

그러고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아니 어느때보다 환하게 나를향해 방긋 웃어준다..


"야~ 이재희~ 내말 듣구 있는거야?"

"아 뭐? 뭐라고 했는데?"

"참나~ 이게 하윤이왔다고 넋이 나가가지고~!"

"아니거든?"

"아니긴 뭐가 아니야~!야 정하윤! 너 오늘 여기서 자고 갈거지?"

"응? 아...그게.."

"야~ 갑자기 뭐야 그게~ 하윤아, 유진이 말 신경쓰지마~ 너 아무데서나 못자잖아~ 이유진 넌 좀 가만히 좀 있어~ 속시끄러워!"

"아 그...내가 자고 가면...싫어?"

"그래 싫으...엥? 자고 간다고? 자고 갈거야?"

"아..음...아..아니 너희 불편하면..난 집에서 자두 되는데...아영이가 그..다 같이 자자구..ㅋ 역시 실례인가?"

"아아니!!! 실례는 무슨! 실례는 이녀석들이 하는게 실례지!! 아니 민폐지 민폐! 이녀석들은~"

"얼씨구~ 아주 그냥 맘 변해서 집에 갈까봐 필사적이네 이재희씨?"

"넌 좀 조용해 좀!-_- 하윤아 자구가~ ㅎ괜찮으니까~ 어차피 아영이 유진이 다 여기서 퍼질러 있을껄 밥먹고~"

"참나~ 야~ 그럼 우리가 너랑 하윤이 오붓한 시간보내라고 자리 피해줄 줄 알았냐?"

"거봐 하윤아 ㅋㅋ걱정말고 오늘은 다같이 놀자~ ㅋ"

"아...응..."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물론 뭘 어떻게 하고싶다는 생각보다 하윤이가 함께 있어준다는 상황 자체가 즐겁고 행복했나보다.

유진이와 아영이도 떽떽 거리긴 했지만 은근 재밌어 하는 눈치다..

재인이야 뭐 말할 것도 없지만..ㅋ

오늘 하루종일 굶은 아이들을 위해 저녁준비를 해야하기에 간만에 실력발휘를 해본다..

아영이와 재인이 하윤이는 거실에서 좀더 쉬라고 놔두고 저녁준비를 하러 주방으로 오니 역시나 재인이가 쫄레쫄레 따라와 나를 돕는다..


"괜찮아?"

"응? 뭐가?"

"또 이렇게 시끄러워졌는데.."

"ㅋ이게 더 좋지않아 오빤?"

"나는 좋긴한데..너 피곤해 하고 힘들까바~"

"나두 조아~ 걱정마~ 뭐 하루이틀두 아니구~ ㅋㅋ그리고 이제 나두 다 편해~"

"그럼 다행이네~ ㅎㅎ"


그렇게 조금씩 그녀와 저녁준비를 시작하고 꽤 정성을 들여 있는것 없는것을 모아다 음식을 만든다..


"뭐 도와줄 건 없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가운데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소리가 나는곳으로 고개를돌리니 하윤이가 주방입구에 서서 우리쪽을 향해 미소를 짓는다.


"아~ 쉬구 있어~ 거의 다했어~"

"뭐 도와줄거 있으면 말해~"

"아냐아냐~ 괜찮아~ 넌 아까 음식했자나~ 괜찮아 진짜.."

"나는 가만있는게 도와주는거구나...역시..내가 해준 거 맛이 없었구나..."

"야 ㅋㅋㅋㅋ아 뭐래 정말 ㅋㅋㅋㅋ"

"농담이야~"

"ㅋㅋㅋ그럼 식탁만 좀 정리해줘~ ㅎ 재인아~ 여긴 이제 내가 할테니까 하윤이랑 식탁정리하고 애들 슬슬 불러 이제~"

"응~"


그렇게 우리의 저녁시간은 왁자지껄 바쁘게 지나간다..

어느새 음식이 준비가 끝나고 식탁에 마주앉은 우리들은 즐거운 식사를 나눈다..

꽤 맛있는 음식들과 재밌는 대화들을 나누며 오래도록 식탁에 머물러 있었다..


"음식은 우리가 했으니 설겆이는 유진이 너랑 아영이가 해~!"

"체 이러려고 쉬라고 했고만~"

"아 나두 할께"

"아냐 하윤이는 도왔으니까 쉬어~"

"허..저..저....저....못난놈..."

"아 ㅋㅋㅋㅋ뭐야 그게~ㅋㅋㅋ"


유진이와 아영이를 남겨두고는 부엌을 나온다..

뒤를 돌아보니 그 둘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한껏 널부러진 식탁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귀여운것들...

재인이와 하윤이와 함께 거실로 와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다.


"오늘은 하루종일 한것도 없이 먹기만 하는거 같애~"

"우리야 다 챙겨먹었지만 쟤들은 저거 오늘 첫끼잖아~ ㅋㅋ"

"그렇게~ 게다가 오늘 우린 연습도 했자나~ "

"별로 안했자나~"

"오빠~ 나 먼저 씻고, 언니들 설겆이 끝나면 차 준비할께~ 쉬구 있어~"

"아..씻고 천천히 와~ 차는 우리가 준비할께~"

"어쨌든 씻고 올께~"


재인이는 잠시 소파에 앉아 쉬는듯 하더니 2층으로 올라가 씻을 채비를 한다..

나와 하윤이는 잠시 정적에 휩싸여있다..

재인이가 있을때와 분위기가 달라진것은 아니었지만 맥이끊긴것은 느껴진다..


"그.."

"응?"

"정말 괜찮아? 우리집에서 자는거.."

"아 응...뭐"

"너 다른데서 잘 못자잖아.."

"....재워.."

"응?"

"..재워주면..되자나..."


얼굴을 살짝 물들이며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얘기하는 하윤이를 바라보고 심장이 고동치는것을 느낀다..

단지 재워달란 소리인데...뭐가 그렇게 자극적이었던걸까...마른침만 꿀꺽 삼키며 그녀를 계속 바라본다..

그녀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은채 애꿎은 자신의 치맛자락만 움켜쥐며 애써 시선을 피한다..


"왜...왜 아무말도 안해~"

"응? 아..정말?"

"뭐..가? 뭐가 정말?"

"정말 재워줘도 되?"

"응? ㅋㅋ무슨 말이 그래? 아니면 역시 내가 자면 불편한거야`?"

"아뇨!! 절대요!! 전혀요!!"

"ㅋㅋㅋㅋ"


내 심장을 이토록 뛰게 만든것은 그녀의 대담함이었을까..아니면 다른 무언가였을까..

내가 더 좋아하고 당황(?) 하자 그제서야 밝게 웃으며 나를 바라봐주는 하윤이였다..

흥분이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애써 태연한척 진정시키고 있었다..

아영이와 유진이가 설겆이를 끝내기까진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설겆이를 끝낸 그녀들은 기진맥진한 표정으로 거실로 돌아와 소파에 털썩 몸을 맡긴다..


"수고했어~"

"뭐야~ 재인인 어디로 쫓아내고 둘이 히히덕거리고 있어!"

"뭘 히히덕 거려! 재인이 씻으러 올라갔거든?"

"체~"


어느새 씻으러 간 재인이까지 내려오고 우린 거실에서 또다시 이야기꽃을 피운다..

쉴새없이 떠든다...난 아마 여자로 태어났어도 수다엔 자신있었을것이다..

게다가 이젠 이 녀석들의 성격, 말투, 표정, 이 모든것들이 파악이 된것일지 몰라도 꽤 편안한 대화가 오고간다..

가끔 터지는 유진이의 독설과 황당한 폭로에도 아랑곳 하지않는 수준이 되었다..

오히려 아영이가 터뜨리는 발언이 이제는 더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재희는 큰가슴이 좋다나바~"

"허~ 재희 실망이야~ 하윤이 놔두고 아영이같은 빅가슴이 좋단거지?"

"아 무슨 소리야 진짜~ 재희 대답하지마~ 뭘 저런걸 다 받아줘~?"

"야~ 하윤이가 어때서! 나름 꽤 있거든?"

"꺄아아아~~~~ 뭐라는거야!!! 너 그러는거 하나도 도움안되거든?"


하윤이가 얼굴을 붉힌채 소리를 지르며 내 발언을 막았고 유진이와 아영이는 뭐 저런녀석이 다 있어~? 이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뭐 바로 웃어제끼며 우릴 놀리긴 했지만..

재인이는...가슴얘기가 나오자 입을 쭉 내밀구 볼을 빵빵하게 부풀려 '나삐졌어요' 라는 오오라를 한껏 풍기고 있다..


"재인아~ 재인이는 연예인 될거니까 이런거 하나도 걱정안해도 돼~ 그대신 유명해지면 이 언니 잊으면 안댄다~"

"됐거든요~ 난 가슴큰 사람들 쳐다도 안볼거예요!"

"어머? 얘~ 아영이랑 하윤이는 그렇다 쳐도 난 그렇게 안커~! 바바~! 자!"

"야~ 넌 애한테 뭐하는거야 진짜~"

"뭐가 애야! 두살 어리고만 우리보다..-_- 너 과잉보호야~ 이제 우리보다 더한 사회에 나가서 더한 경쟁과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일앤데~"


틀린말이 아니었다..

제일 자신있는 일을 하는 나와 하윤이..그리고 미래가 어느정도 보장되어있는 아영이와 유진이는 둘째치더라도 재인이는 새로운 전장터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순간 오빠라는 존재의 무거움이 느껴졌다..하지만 이를 알아채고 달래주는 이 역시유진이다..


"야~니가 그런표정 지을 수록 재인이가 더 힘들어 할거라는거 몰라? 오히려 니가 딱 버팀목이 되어주고 믿고 의지하게끔 해줘야 나가서도 열심히 힘내서 잘하지!"

"맞아 오빠~ ㅋㅋ이제 그렇게 어린애도 아니고...또 내가 좋아서 하는일이니까~내가 선택한 일이니까 후회없이 할거야~"

"재희군~ 재인이는 자네 생각보다 훨씬 더 성숙하고 멋진 아이라네~ 그만 놓아주게나~"

"ㅋㅋㅋ뭐래 진짜 ㅋ"

"꼭 저런 애들이 나중에 재인이가 남친이라고 델꾸오면 문전박대할 놈이야~ 그치 아영?"

"ㅋㅋㅋ그러게~"

"하윤이 너도 조심해~"

"내..내가 뭘? 갑자기~"

"재인이가 유명해져서 막 멋진 셀럽들이랑 친해지고 그러면 저 이재희 저 자식이 헤벌레~ 해가지고 넌 뒷전으로 밀릴지도 모르니까~"

"야~ 말이 되는 소릴해라~ ㅋㅋㅋ 아정말 하윤 저런 소리 듣지도 마~ 뭐야 그게~ ㅋㅋ"

"그럼 다 죽일거야~^^"

"허..헉.....누..누굴 다 죽여..~"

"우선 너..^^"

"유진아..하윤이의 몸속엔 너의 피가 흐르고 있는것이 확실하다는게 밝혀졌다~"

"ㅋㅋㅋㅋ아하하하하하하"

"그니까 빨리 결혼해야지~ 재인이가 유명해지기전에~ ㅋㅋ"


내가 결혼얘기를 꺼내자마자 하윤이는 아무말없이 생긋 웃어보이기만 했고 유진이는 여전히 깔깔대며 놀려댄다~

그리고 아영이...

나의 착각이었을까..아니면 잘못본것일까..

그녀역시 해맑게 웃는듯 보였지만 결혼 얘기를 듣고는 잠시 미간이 흔들리는것이 느껴졌다..

기분탓이었을까~

아영이는 여전히 해맑은 모습으로 그런 우리 대화에 끼어 웃고 있었다..


"빨리 프로포즈나해~ 더 늦지말구~"


하윤이가 했을법한 이 말을 한것은 다름아닌 아영이었다..


"아..응 해야지 아..하하..."

"하윤~ 재희가 자꾸 뜸들이면 흠씬 두들겨서라도 억지로라도 받아내~"

"아 ㅋㅋㅋ응 걱정마.."

"체 재수없는것들..진짜 결혼 할 생각은 있는거냐?"

"야 이유진! 넌 방해하지나마~ 결혼식장에서 젤 조마조마한게 니 행동이다!"

"내가 뭘?ㅋㅋㅋ"


그렇게 우린 시간가는줄 모르고 한껏 이야기에 취한다..

술도 없고 심지어 준비한다던 차 조차 없다...그냥 아무렇게나 널부러 앉아 이야기를 하던 우리는 몇시간째 이렇게 깔깔 거리고만 있다..


"니들 오늘 하루종일 퍼 자서~ 졸리지도 않나보다?"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이제 슬슬 씻고 자야지~"

"하윤이 자고 갈꺼지?"

"아..응..."

"야 이재희~ 넌 니방에 올라가서 자~ 오늘은 우리 여자들끼리 거실에서 걸즈토크를 이어갈테니.."

"야~ 서운한데? 그리고 하윤이가 아까..."


내가 무슨말을 할지 알아챈것인지 하윤이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괜찮다는 표정을 짓고 고개를 살짝 가로젓는다..

아쉬웠다...정말..아까 너무 들떠서 가슴이 뛰었던 느낌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다..

허탈한 마음 뿐이었다..

이런마음을 알리없는 아영과 유진은 신난다며 이불을 가져다 깔기 시작했고 나는 살짝 퉁명스럽게 그런 그녀들에게 서운함을 느끼고는 씻으러 간다며 거실을 나선다..

허탈한마음을 뒤로하고 애써 진정해본다..뭐 어차피 처음엔 이럴거 생각했으니 괜찮다고 되내어본다..

욕실 앞에서 잠시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는데 누군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하윤이었다..

그런 그녀를 보고는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짓고 웃어준다..


"미안.."

"응? 아냐아냐~"


이럴땐 대인배가 된다..


"그래두...다 저러는데...저 분위기에서 어떻게 그럴수가 없어서.."

"괜찮아~ 진짜 ㅋㅋ어차피 아까도 너무 갑작스럽고 놀라기도 했구~ㅋㅋ그말하려구 따라올라온거야?"

"응...나두 너랑 같이 있고 싶은데.."

"ㅋㅋ걱정마~ 오랜만에 애들이랑 다같이 자는건데~ 얘기도 마니하고~ 푹자~ 너무 늦게까지 떠들지말구~ㅋ"

"으응.."

"괜찮다니까~ 그리고 심심하면 나도 중간에 끼던지~ 뭐 눈치봐서 ㅋ"

"응 어쨌든...나중에 봐 그럼...피곤할텐데 일찍자구~"

"응..ㅎ"


그녀는 내 손을 잡고 잠시 주변을 살피며 머뭇거리더니 나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춰온다..

이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 뒤돌아 내려가려는 그녀를 다시 돌려세우고는 꼬옥 안고 다시한번 키스를 나눈다..

달콤한 그녀의 혀와 타액이 내 입안으로 들어온다..

살짝 호흡이 가빠진 그녀가 내 입술을 받아낸 후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잘자라는 말만 남기고는 1층으로 도도도 내려갔다..

난 잠시 멍하니 그녀가 내려간 계단을 바라본다..

진정이 안되는 가슴을 그대로 방치한체 천천히 욕실로 들어가 씻을 채비를 했다..

아직 진정이 안된다...오히려 진정시키기 싫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달콤함에 쌓여 잠을 취하고 싶었다..

어떻게 씻었는지도 모르게 무의식중에 몸을 씻고는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몸을 뉘여본다..

여전히 남아있는 그녀의 느낌과 달콤한 두근거림에 아쉬움은 더욱 커져만간다..

쉽게 잠이 올리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긴 했다..

꼭 오늘이 아니더라도 그녀와 함께 할 시간은 많다..하지만 그녀의 달콤함은 마약과 같았다..

그렇게 불이꺼진 어두운방안 침대에서 몸을 뒤척이며 오래도록 잠에 들지못한다..

이런 마음이 진정이 된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났을때였다..

어느덧 집안은 쥐죽은듯이 조용해졌다..

크게 호흡을 한번 쉬어보고는 이불을 고쳐덮고 이제야 제대로 잘준비를 한다..

하윤이만 생각하던 내 머릿속은 어느덧 오늘 있었던 일들과 대화..그리고 앞으로의 걱정과 미래에대한 생각으로 바뀌게 되고 그런 여러 생각들이 교차하며 지쳐 잠들어 갈때쯤..


'똑똑..'

'..!'


잘못들었나 싶었다...


'똑똑...'


여리게 들리는 방문두드리는 소리에 흠칫 놀라 문쪽을 바라본다..

잠시 두리번 거리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는 문쪽으로 다가간다..

두근거림을 뒤로하고 방문을 여니, 아무도 없다..

고개를 내밀어 계단쪽을 바라보니 햄스터 한마리가 계단쪽에서 나를 돌아보고있다..


"아..미안..잤어?"

"하..윤?"

"미안미안..깨웠으면 미안해..푹자~어서.."

"너..그 옷...ㅋ 아냐~ 들어와~"

"아냐 괜찮.."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녀에게 다가가 팔을 잡아끌고는 내방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지금 귀여운 햄스터 한마리가 내 앞에 서 있다..




...................................................................................





유진: "자?"

아영: "..아니.."

유진: "재인이는 자나?"

아영: "...응 아까 잠들었어.."

유진: "괜찮아?"

아영: "....응 괜찮아.."

유진: "이대로 정말 좋은거야?"

아영: "...저렇게 좋아하자나 서로...내가 낄틈이 어딨어.."

유진: "...그래도..."

아영: "단지.."

유진: "응.."

아영: "단지 걱정이야.."

유진: "..뭐가..

아영: "...알잖아 너도.."

유진: "....너무 걱정하지마..내가...무슨일이 있어도 내가 도와줄께.."

아영" "....무서워...두렵고.."

유진: "걱정하지 말래두...우선..괜찮을거라고 믿자..다 잘될거라고.."

아영: "미안.."

유진: "얼른 잠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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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와의 엣찌씬...

기대하셔도 좋습니다...라고 말은 했지만..

하아..

또한번 누나와의 경험을 끌어내어 접목시켜볼까 합니다..



아무쪼록 넓은 아량으로 재밌게 봐주세요~

부탁드립니당~

감사합나다 그럼 다음편에서 만나요~


뿅~!



아 무슨일 때문인지 뭐 광고성 글을 올려서 댓글 제한이 된 회원이라고 떠서 댓글을 못달아 드리고 있어요..

요즘 참 어수선하네요...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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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천지 [22세](군포)
여기 사람되게 싱숭생숭하게 만드는거 같아요 나만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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