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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멎을 것 같은... - 22부
16-03-29 11:49 10,469회 0건
두근... 두근... 두근...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내 옆에 은정씨가 앉아서가 아닌 저 둘의 은밀한 장난을 기대하고 있다. 그 장난만큼 나도 수남이의 여자가 될 은정씨에게 복수를 할 것이다. 상황을 지켜보며 어떤 행동을 하는지 면밀하게 관찰해야 했다. 테이블 밑에서 일정시간 동안 수남이의 손이 올라오지 않는다거나 정해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면 의심을 해야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

다행히도 그 의심증상은 그리 오래 있다 나타나지 않았다. 정해의 말수가 갑자기 줄어들었다. 그리고 계속 엉덩이를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둘은 뭔가 일을 벌이고 있는 게 분명 했다.

“아, 술 마시니까 덥네.”
“......”

그리 더운 날도 아니다. 약간 쌀쌀하다고 해야 할까? 마당에서 술을 먹기 때문에 덥다기보다 추워야 정상이다. 정해는 평소 추위에 약하다. 그런데... 갑자기 덥다며 자신이 앉아 있는 상태에서 팔을 양 옆으로 뻗어 운동을 하듯 움직인다. 옆구리 살을 빼기 위해 집안에서 정해가 종종하던 행동이다.

“언니, 더우세요? 저는 술을 마셔도 약간 쌀쌀한데.”
“응? 그... 그런가. 나는 왜 덥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다시 앉는다. 그 순간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수남은 동작으로 우리를 속이기 위한다 생각했지만 정해가 일어섰다 앉는 순간 정해의 엉덩이 밑으로 손이 재빠르게 넣어지는 것을 보았다. 아마... 정해는 수남의 손을 깔고 앉았고 수남이 엉덩이를 잡고 있는 듯했다.

“더우면 겉옷이라도 좀 벗어.”
“아, 아니에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
“......”

나도 일부러 그런 말을 하며 내 왼쪽 손을 슬쩍 은정씨 엉덩이 밑으로 끼어 넣었다. 은정씨는 그대로 부동자세가 되어 나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앞만 주시한다.

“게임도 이제 재미없고... 뭐할까요?”
“글쎄요... 뭘 하면서 있으면 좋을 까요?”
“우와~ 고기는 많이 남았네!”
“......”

정해의 행동을 살피던 내가 유난히 동작을 크게 하며 말하는 정해가 수상했다. 정해는 지금 운동복을 입고 있는 상태다. 고무줄로 되어 있는 옷이기에 바지는 쉽게 벗겨질 수 있다. 그렇다면...

“나 갑자기 오줌이 마려워. 화장실 좀 다녀올게.”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내가 그 둘을 지켜보자 수남은 깜짝 놀라며 자신의 손을 뺀다. 둘이 지금 무슨 짓을 하긴 한 모양인데...

“아, 오줌이 아니라 똥.”
“오빠!”
“아우, 저 더러운 새끼.”
“조금 걸릴 거야. 금방 올게.”

은정씨 집에는 야외에도 화장실이 있다. 물론 실내도 있다. 실내 화장실은 좌변식 변기이고 야외에 있는 화장실은 재래식 화장실이다. 나는 일부러 그쪽으로 발걸음을 향했고 그런 나에게 정해가 묻는다.

“오빠, 화장실은 집 안에 있어요.”
“아니, 나는 재래식이 더 좋아.”
“냄새나...”
“흐흐흐. 금방 나올게.”

재래식 화장실에 문을 닫으면 나무재질로 되어 있는 얇은 합판을 뜯어 정해와 수남의 뒷모습을 지켜 볼 수 있다. 정해와 수남이 앉아 있는 자리의 뒤편에 화장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을 닫고 쪼그려 앉아 화장실 문의 얇은 합판을 손으로 조심스럽게 뜯어냈다. 작은 구멍이 생기고 나는 그곳에 눈을 가까이 해본다. 내가 없는 저곳은 혼자 앉아 있는 은정씨와 같이 앉아 있는 두 남녀만 있을 뿐이다.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모양이다. 서로 웃으며 대화를 한다. 내가 보고 있는 시점에서 왼쪽은 정해, 오른쪽은 수남이다. 그런데 수남이의 왼쪽 손이 어느새 정해의 허리를 지나 바지 위의 엉덩이에 손이 간다.

“꿀꺽...”

목구멍으로 침이 넘어가고 수남이와 정해의 야릇한 행동을 직접 목격할 수 있는 순간이 되었다. 수남이는 정해의 엉덩이 한 쪽을 살살 문지르다 손가락으로 엉덩이를 몇 번 툭툭... 건드리자 정해가 잠시 엉덩이를 들었다 내린다. 그 순간 수남의 손이 빠르게 움직이며 정해의 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그제서야 알았다. 정해가 왜 그렇게 부산스럽게 몸을 움직이며 말을 한 건지.

“호호호, 대박이네? 정말 그때 그랬어?”
“맞다니까요. 언니가 그때 그렇게 해서 제가 정말 곤란했어요.”
“호호호! 미안, 미안...”

저들의 얘기는 그리 웃기지도 않았다. 정해만 유독 재미있어하며 몸동작을 크게 할 뿐. 정해가 동작을 크게 하는 이유는 수남이의 손가락이 자신의 구멍에 자리를 잘 잡게 하기 위함인걸 알게 되었다. 저들은 저렇게 앉아 있기 위해 소원을 말했던 모양이다. 화가 났고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당장이라도 문을 열고 나가 수남이 자식의 손목을 도끼로 내려치고 싶었다. 비장함이 감돈다.

“아, 시원하다!”

내가 화장실에서 나가기 전 일부러 큰 소리로 말을 했다. 그래야만 정해와 수남도 다시 처음 상태로 손을 빼고 할 테니.

“병철 오빠, 어서 이리오세요.”
“응. 알았어.”
“......”

두 년 놈 옆을 지나며 나는 정해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내 자리에 앉아 수남이만 노려볼 뿐이다.

“또 왜 그렇게 쳐다 보냐? 술 한 잔하자!”
“됐어.”
“에이, 여기까지 놀러 왔는데 자꾸 이러면 우리 제수씨 화내잖아.”
“꺼져.”
“병신.”
“......”

대꾸도 하고 싶지 않다. 어떻게 복수를 해야 할지만 생각할 뿐이다. 저 야비하고 치사하고 인간 말종 같은 수남이를 아주 고통스럽고 치욕적으로 망쳐버리고 싶었을 뿐이다. 나와 수남이가 또 언성을 높이자 정해가 묻는다.

“병철 오빠, 우리 잠깐 나가서 산보나 할래요?”
“산... 보?”
“은정이랑 수남 오빠가 여기서 둘만의 대화를 하라고 하고 우리는 잠시 자리를 비켜주자고요.”
“.......”
“아, 안 돼요!”
“네?!”

정해는 나와 함께 산보를 가자고 했다. 그런데 정작 가기 싫은 나는 가만히 있는데 수남이 자식이 안 된다며 소리를 지른다. 지가 뭔데 우리 사이를 끼어들어 난리란 말인가.

“아... 아니, 우리 둘만 놔두시면... 불... 불편해서... 요.”
“아이, 수남 오빠도 이제 은정이랑 얘기 좀 하셔야죠. 저는 우리 오빠랑 야반 데이트 좀 하고 올게요.”
“제... 제수씨.”
“......”
“그리 오래 있지 않을게요. 금방 다녀 올 테니 얘기 좀 나누고 계세요.”
“네...”

정해의 팔에 이끌려 나는 은정씨 집을 나선다. 내가 집 밖으로 나서는 동안 은정씨는 나를 한 없이 쳐다만 보고 수남이는 정해만을 한 없이 쳐다본다.

“왜 갑자기 나오자는 거야?”
“응, 오빠랑 이렇게 팔짱끼고 걸어본 게 언제인가 생각도 안 나서요.”
“팔짱 한 번 껴보겠다고 수남이랑 은정씨를 두고 나와?”
“뭐 어때요? 둘이 사귀게 하려고 하는 목적인데.”
“둘이... 사귄데?”
“모르죠. 이제 수남 오빠의 매력에 달린 문제니까.”
“둘이 사귀면... 어떨 것 같아?”
“네? 그게 무슨...”
“그냥...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나 해서.”
“......”

내 말은 비장했고 의미가 강하게 담긴 메시지와도 같았다. 정해는 나의 팔짱을 풀고 먼저 걸아 가는 나의 뒷모습을 지켜만 본다. 아마도... 정해가 눈치를 채지 않았을까. 내가 둘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은... 은정씨.”
“네, 오빠.”
“둘이 있으니 서먹서먹하죠?”
“호호호...”
“그래도 사람 인연이라는 게... 어찌되었던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그런데요?”
“뭐, 그냥 그렇다는 거죠.”
“......”
“......”

우리가 빠진 자리에서 수남은 전 같지 않은 말주변으로 분위기를 리드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우리가 있을 때보다 더 얼어붙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그런 불편한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시도는 은정씨를 먼저 했다.

“갑자기 수남 오빠 말씀이 없으니 딴 사람 같아요.”
“그... 그렇죠? 원래 멍석 깔아주면 못하는 거죠.”
“쑥맥이시네요?”
“쑥... 맥? 하하하... 설마요.”
“음, 사람은 누구나 이중성을 가지고 있데요. 그 이중성에는 다른 인격처럼 보이려는 사람이 있고 또 다른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 있데요.”
“오, 유식한 말투시네요.”
“책에서 봤어요. 그런데... 수남 오빠는 후자 같네요.”
“후자? 다른 행동을 보이는 사람?”
“네. 아까 언니에게도 그렇고...”
“......”“언니? 제수씨요?”
“형부도 알았을 거예요. 너무 티 나게 그러지 마세요. 형부... 기분 나쁘잖아요.”
“네?”

자리를 떠서 집 안 방으로 들어가는 은정씨를 바라보는 수남이. 수남이도 은정씨의 말에 한 방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수남이가 머리에서 계속 맴도는 말은 ‘너무 티 나게 그러지 마세요. 형부... 기분 나쁘잖아요’였을 것이다.

“은... 은정씨!”
“드르륵!”
“뭐... 뭐예요?!”
“아까... 아까 그 말이 무슨 말씀이시죠?!”
“무... 무슨 말이요?!”
“형부... 아니, 병철이가 기분 나빠할 거란 말...”
“그... 그건 오빠가 더 잘 아시잖아요!”
“설... 설마... 아까 그 상황을 다 눈치 채고 있었단 말인가요?”
“네! 누가 봐도 언니랑 수남 오빠는 이상하게 보인다고요. 적당히 하시던 가요!”
“!”

수남은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그리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신의 무릎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내 팔짱을 다시 잡은 정해가 따지듯이 묻는다.

“오... 오빠, 잠깐만요.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는 말... 무슨 말이죠?”
“......”
“그... 그게 대체 무슨 의미인가요?”
“사랑해.”
“......”
“잔인하게 보이겠지만... 난 널 진심으로 사랑해.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나 너무 분하고 화가 나.”
“병... 병철 오빠...”
“오... 오빠, 잠깐만요.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는 말... 무슨 말이죠?”
“......”
“그... 그게 대체 무슨 의미인가요?”
“사랑해.”

정해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그렇게 얘기를 하고 나니 내가 느낀 심정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마치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
“너의 그 잔인한 사랑 방식에 회의를 느껴. 내가 너의 노리개처럼 보이기도 하고 수남이 이 자식의 호구인 것 같기도 하고... 매일 같이 방황하는 기분이라고!”
“오... 오빠...”

나의 언성에 정해가 주저앉는다. 소리도 내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며 모든 것이 끝난 사람처럼 말이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정해에게 당장 무엇을 원한다고 그런 말을 했을까. 나는 이제 정해를 잃고 말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중하는 내 사랑 정해를... 잃고야 말 것이다.

“은... 은정씨... 정말 우리의 행동을 알고 있었단 말이죠?”
“수남 오빠, 병철 오빠가 바보가 아니고서야... 그런 행동을 하는데 모를 리가 있겠어요?”
“그... 그건 오해입니다. 어쩌다가 스쳐서...”
“스쳐요? 바지에 손을 넣고 그렇게 만지는 게 스친 거라고요?”
“......”
“정해 언니도 그래요. 병철 오빠가 있는데... 어떻게 둘이서...”
“병철이가 정말 나와 제수씨의 행동을 알까요?”
“네, 당연하죠. 옆에서 지켜보는 내가 다 민망할 정도였는데.”
“정말... 병철이가...”
“......”

수남이와 은정씨가 있는 집도 그리 좋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수남은 선택을 해야 했다. 나에게 와서 무릎을 꿇고 빌며 죽도록 맞던지... 아니면 그곳을 떠나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말아야 했다. 수남도 머리가 복잡했을 것이다.

“병철 오빠에게 사과하시고 떠나세요. 그게 제일 좋아요.”
“......”
“지금 둘이 나가 있으니 그 사이 떠나세요.”
“이건... 이건 말도 안 돼.”
“아니면 병철 오빠한테 정말 크게 당하실 거라고요.”
“큭...”

어떤 것이 최선인지 수남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내 발목을 잡고 있는 정해도 어떤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 선택해야 했다. 나와 헤어지던지 수남이와 헤어지던지.

“흑흑... 병철 오빠... 흑흑...”
“울... 울지 마.”
“제가 정말 잘 못했어요. 제가 미쳤었던 거라고요.”
“......”
“다시는 이런 짓 하지 않을 게요. 오빠, 제발... 용서해 주세요.”
“다시는... 이런 짓...”
“정말 맹세하고 하지 않을 거예요. 믿어주세요!”
“그 말을 어떻게 믿지?”
“오빠가 시키는 건 뭐든지 다 할게요. 아니... 오빠가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가져도 뭐라고 하지 않을게요. 그러니... 제발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네?!”
“......”

씁쓸한 마음에 담배를 입에 문다. 길게 흐르는 하얀 담배연기에 울고 있는 정해의 모습이 너무 불쌍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여자인데... 내 발목을 잡고 매달린 채 울고 있는 모습이라니... 안쓰럽고 딱했다. 수남이가 분명 먼저 불을 질러 순진한 우리 정해가 꼬임에 넘어갔을 것인데... 정해가 울고 있다니...

“스윽...”
“울지 마. 이제 그만 울어.”
“오... 오빠.”

정해에게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감싸 안아주었다. 울지 말라고... 나 때문에 우는 정해의 모습이 너무 불쌍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정해에게 분명히 받아야 할 다짐이 필요했다.

“앞으로 수남이와 어떻게 할 거야?”
“그 오빠... 아니, 그 사람 안 만날 거예요. 맹세해요!”
“그것뿐이야? 그걸로... 내 분노를 어떻게 식혀 줄 건데?”
“오빠가 하라는 건 뭐든 다 할게요...”
“그 말... 정말 이지? 내가 하는 말... 뭐든... 다 들어 줄 거지?”
“맹세할게요.”
“좋아, 일단 지금 나와 함께 은정씨 집으로 가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모두 말하고 둘이 함께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를 해. 그 다음 수남이를 집으로 돌려보내자.”
“그렇게 할게요. 정말 미안해요... 오빠...”
“내 마지막 배려이고... 기회를 주는 거야.”
“네, 정말 감사해요.”

정해를 데리고 다시 은정씨 집으로 향하는 걸음. 다행이다 싶기도 했지만 집으로 돌아간 뒤 수남이 얼굴을 보면 또 욱하고 폭발할 것 같았다.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며 나 스스로 진정하기 위해 애국가도 불러보고 반야심경도 엉터리로 외워본다. 정해는 내 뒤에서 고개만 숙인 채 마치 대역죄인인 것처럼 나를 따른다.

“드디어 도착했군.”
“......”
“정말... 수남이와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지?”
“네...”
“그리고 내가 시키는 건 뭐든지 한다고 했어.”
“네...”
“이 약속을 어기면... 우린 정말 끝이고 너는 나에게 평생 쓰레기가 될 거야.”
“명심할게요.”
“좋아, 들어가자.”
“......”

내가 몸을 돌리자 정해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 자신의 발을 쳐다만 본다. 그런 정해에게 내가 다시 물었다.

“뭐야? 거짓말이었어?”
“그... 그게 아니라... 발이 왜 이렇게 안 떨어지는지...”
“나에 대한 마음이 아까 말한 것처럼 사실이라면 어서 따라 들어와. 그렇지 않으면 너와 난... 끝이야.”
“......”

은정씨네 집 대문을 열고 들어섰다. 숨 막히는 이 분위기... 수남이를 찾아본다. 마당에는 아무도 없다. 설마... 은정씨와 방안에서... 혹시... 하지만 어떠한 신음 소리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애무를 하고 있는 것인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내 뒤에서 아직도 망설이고 있는 정해에게 눈치를 준다.

“저 방문 좀 열어 봐. 둘이 마당에 없는 것을 보니...”
“......”
“시키는 건 뭐든 다 한다고 했잖아.”
“아... 알겠어요.”

정해가 천천히 마루를 지나 불이 켜진 방문을 조심스럽게 연다.

“드르륵...”
“어머, 언니...”
“...오... 오빠는?”
“수남... 오빠요?”
“응.”
“언니. 저랑 얘기 좀 해요.”
“무슨...”
“밖에 형부 있죠? 저랑 언니가 잠깐 얘기 좀 해야 할 것 같은데...”
“수남 오빠는?”
“떠났어요... 이 편지를 놓고.”
“뭐... 뭐라고?!”

비열한 자식... 불은 불대로 다 질러 놓고... 이렇게 야비하게 떠나버리다니... 정신이 혼미해져간다. 수남이의 잔상만이 내 기억에 짖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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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도 써야 하는데... 걱정입니다...ㅡ.ㅡ;; 재미있었다면 추천 한 번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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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마 [19세](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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